[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에 대해 '작은 아파트'라고 말을 흐렸다가 뒤늦게 41평형 아파트라고 밝혔다.
김상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후보자가 공개분양 절차 없이 매매한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 구입 과정을 묻자 "청담동이라고 하니 고가로 생각할 수 있지만 두 동짜리 소규모 아파트"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홍일표 의원이 거듭 "몇 평형인가"라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잠시 주저하다가 "마흔 한 평으로 알고 있다"면서 "두 동 짜리 작은 아파트이고 1층에 그늘진 데에서 미분양된 상태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살던 지역이라, 지나가던 복덕방에서 미분양된 것을 알아서 재건축사무소에서 직접 계약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해당 아파트는 27가구 분양에 200명이 신청해 평균 7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37평 청약은 189대 1이었다. 아울러 41평 아파트의 경우 2006년 10월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면 9억원에 거래됐는데, 후보자는 6억여원에 샀다고 신고했다"며 "이렇게 좋은 환경의 아파트가 어떻게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는지, 김 후보자가 어떻게 알고 이 아파트를 구매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후보자는 "의혹은 이해한다"면서 "솔직히 1차 때 경쟁률은 전혀 모르겠고 2차에서는 그늘진 곳이라 미분양 상태였는데 제가 구입한 곳 말고도 일반 가구 중 미분양이 더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특별하게 재건축 사무소에 아는 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며 "분양계약서를 제출했으니 보시면 제가 다른 이유로 (청담동 아파트를) 보유한 게 아니라는 걸 아시리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위장전입 및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 가족이 예일대 연수 때 장인장모가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전입해 왔다가 또 후보자 가족이 다시 귀국한 뒤에 전출을 갔다. 당시 실제로 장인장모가 거기에 살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살지 않았다. 당시 장인장모는 캐나다에 장기체류 하는 중이었고, 배로 그래서 2011년 미국 안식년 때 처가에 주소지를 뒀지만 2004년에 그러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성원 의원은 "장인장모가 2004년도에 오시고 2005년도에 전출 가셨는데 당시에 은마아파트는 재개발 광풍이 불었던 때"라며 "1999년도에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시작되었고 재건축추진위가 구성이 되고 2004년도에 주민총회에서 재건축 찬성이 됐다. 그런데 2005년도 당시 용적률이 250% 요구하던 것이 210%로 축소되면서 재건축이 어렵다고, 당시 은마아파트에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위장전입을 오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많은 분들이 이른바 재벌저격수인 제가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았던 것에 의문을 갖고 계신다"며 "자식 교육을 위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안식년을 다녀온 후 아내가 거리에서 쓰러졌고 대장암 2기 말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수술한 병원이 강남의 모 대학병원"이라며 "그 뒤로 제 처의 치료를 위해 이사한 것이 (은마아파트로 간) 중요한 이유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마아파트에 살지도 않으면서 위장전입했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전세 계약서가 있었다면 소명이 됐을텐데 보관하고 있지 않지만 관리비를 납부한 은행 기록을 갖고 있으니 의원님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