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고 누락 문제 조사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국방개혁과 군내 과거 정부 인맥을 정리하는 물갈이 인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정부 때 구상한 '국방개혁 2020'에 저항했던 육군 중심의 군 문화가 아직도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국방부에 전방위 수술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인적쇄신 과정에서 '임기 내 문민 국방장관 임명'과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 주요 보직에 민간인 보임'을 약속한 문 대통령의 '국방 문민화' 공약 이행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전략사령부(가칭)' 설치, 독자적 방어체계(KAMD) 조기개발과 배치 등 공약 추진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25일 청와대는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반입됐다는 의혹을 발견했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발사대 4기가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문 대통령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성주에 배치된 발사대 2기 외에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국내에 추가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고 반입 경위 등을 철저하게 진상 조사하라고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에게 지시했다.
청와대가 국방부의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 한 지 하루 만에 '의도적 보고 누락'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김 전 안보실장과 한 국방장관 조사는 적폐청산을 담당하는 반부패비서관실이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도 의견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한 장관과 김 전 실장을 직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장관과 전직 안보실장을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신설한 부서가 조사한 셈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의견 청취 형식으로 사드 반입 상황에 대해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사드 논의 과정 전반을 다 설명했다"며 보고 누락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한 장관은 "지난 28일 오찬 자리에서 정의용 실장이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도록 (사드) 논의가 시작된 상황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이슈별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전 국가안보실장은 박근혜정부에서 사드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에도 미국을 두 차례 방문해 사드 이슈를 직접 챙겼다.
김 전 실장은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후임 정의용 실장이 임명된 지난달 21일까지 열흘 동안이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국방부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정 실장에게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다. 사드 보고 누락 논란이 빚어지게 된 것도 육사 출신으로 군의 요직을 거친 김 전 실장과 한 국방부 장관 등 최고위급 관료들이 관련 정보를 독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한 문 대통령(오른쪽)을 수행하는 한민구 국방장관(왼쪽)과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이 감사를 하고 있는 F-X(차기 전투기) 사업의 F-35A 기체 도입도 김 전 실장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김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있을 때 정부는 '정무적 판단'에 의해 F-35A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사드 추가반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긴 전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고 그 문제에 대해서 지금 공공연하게 문제시 하는 것은 새 정부 들어서 군방개혁과 국방부 군기잡기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군필자라면 다는 사실이 있다. 한 개 포대면 포가 6기씩 배치되어 있다"면서 "사드도 1개 포대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고 2기가 먼저 들어오면서 공개 된 것뿐 4기를 추가반입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