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민간 일자리 11만개 창출을 목표로 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5일 확정됐지만 야권의 반대 기류가 뚜렷하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이번 추경은 법적 편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공무원 일자리 확대'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추경 목적이 문 대통령의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저희는 찬성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같은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국가재정법 제89조 1항에서 명시한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추경편성요건이 해당되지도 않는 현 상황에서 국가재정의 원칙을 허물면서까지 추경 편성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따르면 수출 증가세에 따른 생산·투자 회복,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국내총샌상(GDP) 증가율이 1.1%(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것,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4월 "수출이 최근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며 "지표가 좋아 (경기대응용) 추경을 편성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민간 일자리 11만개 창출을 목표로 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5일 확정됐지만 야권의 반대 기류가 뚜렷하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첫 국정운영 시험대에서 어떻게 협치를 구현, 추경안 통과를 이끌어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미디어펜
이현재 의장은 또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공무원 1만2000명원 증원에 대해 "당장은 재정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며, 당초 정부 공약대로 5년간 17만4000명 증원시 천문학적인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며 17만4000명 기준 기본급 인상(연평균 3.5%)과 호봉승급 등을 감안하면 5년간 총 26조 45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당해 연도 초과세입은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부는 국세예상증가분8.8조원이 갑자기 생겼다고 이를 공돈인 듯 추경편성 급조에 쓸 것이 아니라, 국가재정법 제90조(세계잉여금 등의 처리)에 따라 국채발행 상환에 우선 사용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같은 보수야당인 바른정당도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공공부문일자리 창출은 세금을 쏟아붓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손쉬운 일이나 성공한 나라가 없다"며 "국회에서 잠자는 경제활성화 법안부터 조속히 통과해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추경을 직접 겨냥한 논평도 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제대로 된 수요조사 한번 하지 않고 소득하위계층은 도전하기도 어려운 공무원 수부터 늘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주먹구구식 일자리 정책으로는 청년실업이나 저소득층 지원 어느것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공무원 증원을 이유로 추경 반대 행렬에 가세하면서, 가뭄피해 대책이 추경안에 담겨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의) 일자리 추경은 말이 일자리 추경이지 내용을 보면 평범한 '민생 추경'"이라며 "핵심은 공무원 채용을 1만2000명을 하겠단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지난주 호남·서남해안 가뭄피해지역 방문 사실을 거론한 뒤 "이번 추경은 가뭄피해에 단비가 돼 줄 단비추경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며 "정부의 선제적 가뭄대책이 절대 필요하다.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면 정부의 직무를, 농업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달 7일 추경을 국회에 제출한 뒤 이른 시일 내에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추경안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는 구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을 6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7일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처럼 야3당이 추경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과 여당이 첫 국정운영 시험대에서 어떻게 협치를 구현, 추경안 통과를 이끌어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