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의 지대함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고 '격분했다'는 소식과 관련, 보수야당은 "의미 없다"거나 '물지 않고 짖는 개'에 비유하며 신속한 사드 배치 등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 "우리나라 국가 안보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드 배치를 두고 끊임없이 중국 눈치를 보고 불필요한 문제를 일부러 만들어가는 현 정부를 조롱이라도 하듯 연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북한에 격분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북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하면 그것에 대한 대처방안을 철저히 마련하는 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정작 당사자인 북한도 원하지 않는다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안달내고, 불필요한 문제를 억지로 따져 사드 배치를 미루는 게 도대체 국가안보 책임자로서 할 일인가"라고 따졌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외교안보 분야도 처참하다. 새 정부 들어 벌써 다섯 차례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계속된 신형미사일 실험은 그 종결판이 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남겨 놓았다"며 "국방부 장관도 지명이 안 됐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자리였던 국가안보실 제2차장도 임명 13일만에 경질된 채 후임자가 없고, 외교부 장관 (강경화) 후보자는 이제 낙마가 사실상 굳어지고 있다. 역대 그 어느 정부에서도 보지 못한 '준비 안 된 정부'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문 대통령이 어제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주재하면서 단호한 대북 메시지를 내고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지시했는데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인 발언"이라고 일단 평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북핵 위협과 미국에 대한 상황인식을 보면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며 "한미연합 핵심이 사드체계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지시하고 군을 호통친 상황이다. NSC에서의 대통령 발언이 혼란스럽고 국민들은 난감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만간 문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고한 한미동맹을 확인한다며 대북 억지력을 강조했다. 국가안보와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말한 것도 참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의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언급을 들어 "안보에서 협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한 발짝 양보도 없다는 건 무력에 완벽한 대비를 갖춘다는 거지,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말이 강할수록 준비도 덜 돼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엔 말이 필요없다. 핵미사일이 날아오는 모든 방향에 만반의 준비만 갖추면 되고 그게 사드의 신속한 배치다. 속내는 사드배치를 꺼리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단념한 중국이 다시 오판하게 하고, 말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면서 동맹을 느슨하게 하고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제발 대북 안보관에 대해 자기 생각을 고집하지 말고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철저한 준비를 한 다음 대화나 협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