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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해명, 빙산의 일각...인사정국 새 타깃될듯

2017-06-16 11:42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인사정국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안 후보자는 16일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과거 불법 혼인신고와 아들의 퇴학 무마 시도 등 철없던 시절에 저질렀던 일이어서 양해를 구할 수 있거나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변명할 수 있는 것만 발표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날 과거 사귀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전력은 시인·사과했고, 각종 저서와 기고문 등에서 불거진 성매매 옹호·관음적 여성관 논란에는 "전체적 맥락을 봐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박사로 통용되지 않는 학력인 미국 로스쿨 졸업 학위를 계속해서 '법학박사'로 기재해왔다는 의혹은 해명 내용에서 빠졌다.

전날 한 언론 보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27세이던 1975년 12월 지방의 한 면사무소에 5살 연하 여성 김모씨와 결혼하는 내용의 혼인신고서를 냈다. 두 사람은 친지 소개로 교제했지만 결혼 승낙에 이르지 않은 상태였다. 안 후보자는 위조한 김씨 도장을 찍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서를 접수했다. 김씨는 이를 뒤늦게 알고 1976년 서울가정법원에 혼인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법원은 민법상 '당사자 간에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해 혼인이 당연 무효임이 명백하다며 당해 3월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안 후보자의 사문서 위조 건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이지만 최근 법원은 이와 유사한 사례의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 후보자는 지금까지의 최종 학력을 '법학박사'로 표기해왔다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청문회 요청안에는 'J.D.(Juris Doctor)'로 바꿔 기재한 것도 알려져 허위 학력기재 논란의 중심에도 섰다.

J.D.는 로스쿨 학생을 법률가로 키우기 위한 3년 기본과정을 수료하면 주어지는 학위다. 한국연구재단에서는 해외에서 박사학위 취득 시 신고 대상에서 미국 J.D.를 제외하고 있다. J.D. 취득 요건엔 박사학위에 필수인 논문이 없는 등 최고 수준의 학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안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 위원장을 맡았던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나 인물 정보 사이트, 직접 기재해야 하는 연구자 정보 등에 자신의 최종 학력을 '법학박사'로 표기해왔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서야 최종학력을 박사에서 J.D.로 바꾼 이유에 대해 법무부는 "과거 J.D.가 박사로 통용됐다"면서도 "논란의 소지를 없애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일련의 논란 해명을 위해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선 '혼인 무효' 사건에 대해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이고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지른 일"이라며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후로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제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그 이후 제 삶이, 학자로써 글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건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저서 등에서 드러난 왜곡된 성 의식·관음적 여성관 논란에는 "다시 되돌아봐도 부족한 글들이지만 책과 글들의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며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후보자는 이밖에 과거 자신의 아들 퇴학 무마 의혹에 관해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이었을 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언급을 더했을 뿐, 허위 학력 기재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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