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은 자체 AP 설계 기술과 노하우 확보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자체 AP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까지 AP를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의 AP 엑시노스 9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구글은 모바일 AP 설계 엔지니어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대상은 AP 설계‧패키징‧메모리 설계 엔지니어다. 그동안 구글은 넥서스와 픽셀 등 자사 브랜드의 스마트폰·태블릿PC를 판매 했다. 그러나 AP를 자체 설계하지는 않았다. 주로 퀄컴의 스냅드래등 외부 AP를 사용했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독자 AP 설계 기술을 보유한 스마트폰‧태플릿PC 제조사는 손에 꼽힌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대표적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대부분 외부 AP전문 반도체 업체의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며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이 점유율 38%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미디어텍(23%), 애플(19%), 삼성전자(10%), 스프레드트럼(7%) 등의 순이다.
모바일 IT제품 기능이 상향평준화 되는 가운데 자체 AP의 중요성은 점차 부각되는 추세다. 제품 차별화와 미래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데 모바일 AP가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상황이다.
우선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은 자체 AP를 통해 스마트폰 등의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AP는 운영체제(OS)와 유기적으로 설계가 공유될 때 가장 높은 성능을 낸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애플의 아이폰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 AP와 OS를 통해 제품의 효율화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등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AP를 만들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 AP인 엑시노스의 성능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자체 AP 기술을 보유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을 선별해 넣고, OS에 최적화된 설계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성능 특화에 유리하다”며 “그러나 기본적인 기술력이 없으면 AP를 설계하기 어렵다. 특히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7에 탑재된 A10 프로세서 /사진=애플 제공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등이 AP 기술력 강화에 매진하는 것은 미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IT 기업들은 최근 ‘머신러닝’을 주목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AI)의 한 분야다.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기 위한 기술 및 기법이다. 머신러닝을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서 원활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AP는 성능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AP가 적용되는 제품 영역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는 물론, TV와 냉장고 등에도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AP가 탑재되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구글처럼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려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몇 년 후 사용될 자율주행용 프로세서는 자체 개발한다고 공언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인터넷 업체들도 자체 프로세서를 디자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