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제에 직면했다. 총수일가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새 정부의 4대 재벌개혁 정책과 지주회사 전환 조건 강화 공약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향후 제시되는 구체적인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사옥 /미디어펜 DB
특히 ‘재벌 저격수’라고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오는 23일 4대그룹(삼성, 현대, SK, LG)과 만나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상생에 자발적으로 힘을 써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 또한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에 앞서 순환출자 고리를 아직 해소하지 못한 현대차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현대차의 순환출자 해소 방안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우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3개 회사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각 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순환출자가 해소되는 동시에 합병 지주회사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사업부문을 모두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유지웅 이베스트투자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에 필요한 비용이 1조7000억원으로 다른 시나리오보다 적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 다른 방식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하거나 교환을 통해 모비스 보유지분을 늘리는 시나리오다. 이 밖에도 현대차 분할, 기아차 분할, 모비스 분할,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사재출연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는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16.9%)을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사들이는데만 4조원,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20.8%) 매입에 7조2000억원이라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기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 등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기업 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라며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각종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