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3일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중앙미디어네트워크에 대해 마찬가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벌언론의 황제 같은 사주(社主)를 비판했더니 시대를 거슬러 가면서 송사로 재갈을 물릴려고 어이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 앞으로 송사는 송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재벌언론 황제의 처신 등을 법적으로 문제 삼고, 진영을 결집시켜 부도덕하고 잘못된 재벌언론의 행태에 대해 대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홍석현 전 회장이 재임 중이던 중앙일보·JTBC가 '최순실 태블릿PC' 관련 보도를 주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과정 등을 되짚으며 '여론전'을 확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이제 재벌언론의 갑질시대가 끝났음을 자각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권언유착과 기울어진 언론시장을 국민운동으로 바로잡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한국당 당대표 출마 선언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 신문과 방송을 (문재인 정부에)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런 언론도 있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 자리'라는 언급은 홍 전 회장을,'신문과 방송'은 중앙일보·JTBC를, '조카'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당일 입장문을 내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홍 전 지사의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홍 전 지사는 20일 "대통령과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며 "1인 미디어 시대에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봉쇄하기 위해 공적인 언론기관이 나서서 사과, 법적조치 운운은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고 맞받았다.
뒤이어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22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홍 전 지사를 고소했다. 홍 전 지사는 "비판을 봉쇄하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며 "고소 대상도 아닌 정치적 판단을 고소해 사법수사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 자유를 봉쇄하려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비판을 거듭했다.
그러면서 "홍 전 회장 측의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언행, 처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시기 바란다. 유감이다"라고 밝혔고, 다음날 '맞고소'를 시사하기에 이르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