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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 완전자급제' 부상…이통사 "점유율 고착화 우려"

2017-06-30 10:40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시행 전부터 진통을 겪으면서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치권과 시민 단체 등을 중심으로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통신비 인하 및 고가 휴대폰 구매 비용 절감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단말기 자급제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 판매를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하면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 단말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따로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 가입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지난 2012년 5월 '단말기 자급제'를 도입했지만 완전 자급제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휴대전화 단말기 90% 이상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를 통해 소비자에 공급된다. 소비자가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를 직접 사는 '자급 단말기' 비율은 한 자릿수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주요 이동통신 시장은 자급 단말기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급부상한 이유는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통신사 및 제조사가 각각 통신비와 출고가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통신사들은 단말기 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완전 자급제를 찬성하는 측에는 지원금 폐기 등을 통해 절감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요금 할인 혜택으로 돌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단말기 유통을 전적으로 제조사가 담당하게 되면서 출고가 인하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 이통 3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유통점에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을 포함, 연간 마케팅에 사용하는 비용은 7~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단말기 자급제가 시장 침체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말 마케팅을 가입자 유치 수단으로 사용했던 만큼 가입자 유치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번호이동이 자연스레 줄어들면서 기존에 고착화 된 시장 점유율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현재 통신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가입자 차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메우고 있다”며 “완전 자급제가 도입되면 선두 사업자에 가입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같은 가입자 쏠림 현상이 무선 시장의 지배력을 유선 시장까지 전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점, 판매점 등 이동통신 유통업체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 논의에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수익 기반이 흔들려 손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 유통망은 휴대폰 판매로 인한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중소 유통 업체들의 경우 줄도산에 처한다며 결사반대 취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시장활성화위원장은 최근 기자 회견을 통해 “(완전 자급제는)통신비 인하 방안 중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 본다”며 “자급제가 실현될 경우 6만 유통망 중소상인들이 대부분 다 길거리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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