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원전 정책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난 6월 1일에는 에너지분야 대학교수 200여명이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원전정책을 정면 비판하여 전문가 논의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비판 속에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고, 7월 5일에는 60개 대학 교수 417명이 공사중단 반대 성명을 내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시민배심원단을 통해 원전 정책을 결정하기로 했고, 국무조정실은 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칭)'를 9명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 선정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더 나아가 공론화위원회에 이해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는 제외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빼고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하겠다는 의도이다. 국가의 중대한 에너지 정책을 비전문가들의 손에 맡겨 처리하겠다는 의도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원자력 기술은 세계 정상급으로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깨끗하며 가장 저렴한 에너지에 속한다. 탈원전을 선언한 일본은 원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독일 또한 2021년까지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전기요금이 2배로 오르자 원전 재가동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기료 인상 감내하더라도 '탈원전, 탈석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는데, 선진국에서도 이미 실패한 탈원전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은 탈원전을 선언하게 된 배경에는 주변국으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 있는 전력망과 갈탄이라는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함께 국제 가스관이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떤가? 외국으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도 없으며 자원도 없고 가스관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통일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북·러 가스관 연결을 언급한 문 대통령의 독일 발언
독일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베를린 시청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끊겼던 남북 철도는 다시 이어질 것이며,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이며,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협력사업들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전기요금은 가파르게 오르게 되어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가스관을 연결해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수입해야 하는데 그 대안이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이다.
과거에도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연결에 대한 얘기가 있었으나 북한을 관통하는 만큼 현금을 북에 지원해야 하는 문제와 유사시 북한이 가스관을 잠글 경우 심각한 에너지 안보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었다.
만약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남·북·러 가스관 연결'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명분을 쌓기 위해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을 선정하고 3개월 동안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은 탈원전 공론화에서 25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원전은 에너지를 뛰어 넘어 에너지 안보의 문제이다. 5천만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는 만큼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를 한 끝에 결정해야 한다.
지난 정권에서 결정된 사드 배치에 대해 절차를 강조하여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졸속 결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남·북·러 가스관 연결'이 잇단 북핵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는 북한 지원을 위한 우회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신훈 건전사회를 위한 국민의힘 대표
[이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