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문준용 채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12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무엇보다 저를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한 "선거 과정에서 묵묵히 헌신해주신 당원 여러분, 동료 정치인들께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으로 심적 고통을 느꼈을 당사자에게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제보 조작사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저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수사를 지켜보며 깊은 자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더 일찍 사과문을 발표하라는 요청도 많았지만 검찰수사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선 사실 관계를 정확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검찰의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당이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고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제 한계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을 통해 3당 체제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신생 정당으로서 체계를 제대로 잡지 못한 한계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검증 부실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결국 명예훼손을 넘어 공명선거에 오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저의 한계이고 책임"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 거듭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망과 분노는 저 안철수에게 쏟아내시고 힘겹게 만든 다당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의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한 "이번 사태로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린 국민의당도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라 믿는다"며 "다당제를 실현해 주신 국민들의 뜻을 준엄하게 받들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1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사진=연합뉴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지금껏 정치하며 잘못된 일엔 먼저 사과하고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예상을 넘는 정도까지 책임져왔다"며 "선거 패배했을 때 당 대표를 내려놨고 작년 리베이트 사건 떄도 무죄를 알았지만 당을 구하기 위해 당 대표를 내려놨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져왔던 정치인이란 말을 드리고 싶다"며 "제가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지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설명했다.
제보 조작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냐는 질문엔 "(의혹을 공개한) 기자회견 당시 저는 뚜벅이 유세중이었다"며 "그 때는 인터넷 생중계가 24시간 제 주위에 계쏙 붙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고 답했다.
한편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은 지난달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보조작 사실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6일만이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