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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위기…'제보조작 특검' 카드로 난국 타개할까

2017-07-13 11:3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관련 '제보 조작' 파문이인 지 보름도 넘긴 시점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도의적 책임을 인정,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원점에서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도 밝혀 중앙정치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창당 이래 '리베이트 의혹' 사건, 대선 패배에 이은 세 번째 시련을 겪은 뒤의 거취와 위기 타개책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전 후보는 전날(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심적 고통을 느꼈을 당사자에게도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당일 제보 조작 혐의를 받는 당원 이유미씨에 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까지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강정석)로부터 윗선 개입 의혹을 조사한 당일이었다.

안 전 후보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의 시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고, 정계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면서도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당장 정계은퇴까지 고려하고 있진 않으며, 추후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한 검찰 수사 추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안 전 후보는 "처음에 (제보 조작) 소식을 들었을 때 저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개입설에 선을 그으며 검찰 조사 수용 여부에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관련 당원 이유미씨 등의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치적 책임을 인정했다./사진=국민의당 제공



그는 이번 사건을 '공명선거에 오점을 남긴 일'로 규정,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저의 한계이고 책임"이라고 도의적 책임을 거듭 강조한 뒤 "국민의당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내몰린 국민의당은 '창업주' 격인 안 전 후보를 둘러싼 개입설과 정계은퇴 압박을 차단하면서, 제보조작·의혹 자체를 동시에 수사할 특검 도입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3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전 후보의 정계은퇴 여부에 관한 질문에 "안 전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며 "인위적으로 정계를 은퇴한다 안 한다는 건 구태여 짚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대국민 사과 내용을 두고 "안 전 후보는 그(제보 조작)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입장 발표가 늦은 데 대해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이 확정됐으니까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비호했다.

안 전 후보와 초대 공동대표를 지낸 천정배 의원 역시 같은날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 정계은퇴설에 대해 "너무 가혹한 요구가 아닌가"라며 "(상황이 변해서) 다시 뒤집을 수 있는 정계은퇴는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방어벽을 쳤다.

안 전 후보 개입설에도 근거가 없다며 "조사나 형사책임을 이야기하는 건 극히 논리의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특검에 관해서는 "당에서 공식 결의했다"며 "다른 야당에서도 특검 얘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야3당이 전날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발의한 특검법 취지를 설명하면서 특별검사 추천권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냉정하게 보면 의혹이 없었으면 조작도 없었지 않겠나"라며 "수사 신뢰성에 관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도 특검에서 해야 한다. 증거조작은 수사되고 있는데 취업특혜는 수사할 생각 안 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는 이 수사를 사실상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총장의 수사 지침에 따라 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하루 빨리 특검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혜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 10년이 지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의혹 관련) 문서 파기나 그 사건을 둘러싼 상호 공방,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 다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연관 사건으로서 특검 수사범위에 들어가지 않겠나"라며 "공소시효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이 전 최고위원이 무죄라고, 몰랐다고 주장한 적 없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 내용을 보더라도 증거조작은 이유미 단독 범행"이라고 짚은 뒤 '미필적 고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특검법에 관해 '대통령이 국회 교섭단체 중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가 속한 정당이 아닌 정당이 합의해 추천한 특검 후보자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추천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특검 조사 대상에 문재인 대통령도 포함될지에 대해선 "특검이 판단할 일"이라고 최명길 원내대변인이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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