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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정부조직법 '삐걱'…본회의 상정조차 불투명

2017-07-18 14:5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부·여당이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인 18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 중이지만 당일 상정조차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핵심 쟁점을 해소한 뒤 '원 포인트 본회의'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는 앞서 지난 16일부터 잇따라 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심사, 정부 원안에서 감액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날 새벽에 이르러 '모태펀드' 예산 1조4000억원 삭감 여부를 두고 대립하다가 정회했다.

앞서 마지막으로 순서를 미룬 공무원 증원을 위한 채용시험·훈련비 명목 예산 80억원, 총 2000억원을 넘는 공공기관 발광다이오드(LED) 교체 사업 등 최대 쟁점 논의에는 이르지도 못했다. 예결위 여야 간사들은 오후 3시쯤 정부측 수정안을 제출받아 확인한 뒤 이르면 오후 4시 소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 역시 전날(17일)부터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시작됐으나, 환경부로의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야당의 강력 반대로 여야 4당 합의를 이룰 때까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상임위 바깥에서도 야권은 "정부·여당의 근본적 인식자세 변화"(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요구하며 강력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물관리 일원화에 대해 "(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해서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외로 이 부분이 예상보다 난관이 있을 것 같다"고 최명길 원내대변인이 오후 의원총회 직후 전했다.

또한 국민의당이 '확정된 내용이 없는 추경안과 정부조직법은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나머지 안건을 국회 본회의에 참여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사진=미디어펜

 

청와대·정부·여당은 희망을 놓지 않은 채 야당에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을 인' 자를 수천 번 새긴 만큼 반드시 오늘 추경과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겠다"면서 "추경은 새 정부의 민생 정책을 위한 밀알이 될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돼 정부로 이송돼 오면, 오늘 밤에라도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도 국회를 찾아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를 방문해 가세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오전 우원식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한 뒤 "야당과 직접 협상은 원내대표가 해야 한다"면서도 "후방에서 판단이나 협상조건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전 수석은 한 매체를 통해서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시작하는 정부이니 추경과 정부조직법은 협조해주겠다"는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언급했으나, 홍준표 대표 측은 심의에 협조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 비서실장인 염동열 한국당 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추경·정부조직법 협조 발언' 관련 보도에 대해 "잘 모르겠다. 원론적으로 협조한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안까지 다 (협조)하는 게 아니고 의원들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하겠다는 것"이라며 원내에 협상을 일임한 것에 다름없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 가능성을 낮게 보는 기류가 강하다. 여야는 이날 오전 원내지도부 회동을 통해 합의점을 모색할 방침이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리적으로 오늘 본회의에서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 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 이견이 너무 크고 추경 같은 것은 논의 자체가 진도가 얼마 안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중으로 큰 방향이 타결되더라도 내일 아마 원 포인트 본회의를 한 번 열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당초 오후 2시에서 수십분 미뤄진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 예산 80억원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한발 물러선 듯한 언급을 하면서도 "전체 패키지로 돼 있는 것이라 그것만 갖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수가 3개인 방정식"에 비유, "여차하면 다 결렬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원내대표간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비공식적인 만남은 하겠지만, 만남이 없다면 결렬이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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