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전자·통신 기업들이 잇달아 힘을 합치고 있다.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탑재된 삼성전자 TV가 하반기에 생산될 예정이다.
홍보 모델이 삼성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생산 LCD 패널과 샤프, BOE 등 외부 제조사의 패널을 구입해 TV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샤프를 인수한 대만의 훙하이가 지난해말 일방적으로 LCD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는 비상이 걸렸다.
결국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LCD 패널 공급을 요청했고, LG디스플레이가 이를 수용하면서 양사의 거래가 성사됐다.
삼성전자 TV 가운데 70만대 정도에 LG디스플레이 LC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을 사용, TV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업계는 향후 양사의 협력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8일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간담회’에 참석한 뒤 “이번 LCD 공급 계약을 계기로 LCD 생태계에서 두 회사의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양사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최근 TV‧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나라가 TV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삼성과 LG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협업의 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U+내비’와 ‘KT내비’를 통합해 ‘원내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통합이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이 필수적이고, 차량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바로 내비라는 것이다.
양사는 이번 통합을 통해 고객기반을 늘리고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 적용 등 향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보 모델들이 차량 안에서 LG유플러스와 KT가 공동으로 출시하는 '원내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LG유플러스 제공
KT와 LG유플러스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양사 내비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해 품질을 높인 것을 시작으로, 11월에는 ‘NB-IoT 소물인터넷 사업협력’을 약속했다.
최근 양사는 서울 상암동의 LGU플러스 연구실과 경기도 판교의 KT 연구실에 NB-IoT 오픈랩을 개방하는 등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지난 3월에는 LG유플러스가 KT그룹의 지니뮤직의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콘텐츠 수급과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협력을 넘어선 공동 투자자로서 협력하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는 주소록 검색창에 상호명을 입력하면 전화번호, 주소, 영업시간 등을 안내하는 ‘번호안내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종 업계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들의 전략적 제휴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비 절감은 물론, 경영효율화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앞으로도 시장 환경과 기업 사정에 따라 협업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