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전날(21일) 심야까지 지리한 공방을 벌인 끝에 토요일인 22일 오전 9시30분에 본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키로 했다.
추경안은 정부가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한 지 37일 만에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 들어갔고, 공무원 증원 예산을 둘러싼 8일간의 격렬한 공방과 감액 논의 끝에 본회의 처리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11시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예결특위 절차는 현재대로 진행하고 본회의는 22일 오전 9시 30분에 진행키로 했다"고 전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이 '출석할 시간적 여유와 참석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정세균 의장이 받아들여 본회의 개의 시간을 정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전날(21일) 심야까지 지리한 공방을 벌인 끝에 토요일인 22일 오전 9시30분에 본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여야는 정부·여당 대 야3당의 구도로 추경안 내 공무원 추가 채용을 위한 시험비·훈련비 명목 예산의 삭감 여부를 놓고 줄곧 대립했다.
수차례의 예결위 간사 회동과 소위 개최, 원내지도부간 회동을 반복하며 야3당은 추경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무원 증원 공약을 이행하는 데 전면 반대하는 입장에서 점차 완화돼 왔다.
추경 방식의 포기를 요구하는 한편 증원 최소화와 함께 '구체적인 중장기 정부인력 운영계획을 제출하라'는 타협책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추경 포기의 대안으로는 올해년도 본예산에 편성된 목적예비비 500억원 활용 여지를 거론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도 당초 1만2000명 증원 계획을 '중앙직 공무원 4500명'으로 축소하고 추경에서는 삭감하는 대신 목적예비비 500억원을 활용하는 절충안을 냈다.
전날에 이르러서야 목적예비비를 통한 공무원 증원 여부 또는 증원 규모로 논의 폭을 좁혔지만 4당이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당초 내주 월요일(24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키로 4당 간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이 '21일 본회의 처리'를 강경하게 주장하면서 한국당과 반목했다.
이런 가운데 증원 규모 1000명 이내를 주장했던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만 ▲추경 방식 포기 ▲공무원 필수 인력 2875명 증원에 합의하고, 예결소위 단계에 계속 머물렀던 예산 처리 절차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야3당은 대다수 소속 의원이 지역구로 내려간 상황이었으나 국민의당·바른정당이 민주당과 선 합의 도출에 이른 뒤 적극 협조를 취하자 한국당의 반발을 샀다.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에 국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가 해제한 뒤 뜻밖의 여야 3당 공조에 재차 긴급 회의를 열면서 항의했다.
제1야당을 배제한 3당이 늦어도 이날 새벽 예결위 심의를 마치고 본회의 처리까지 강행한다는방침을 고수하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주재하는 나머지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요청했고 이날 오전 본회의 개최라는 타협안을 내기에 이르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