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45일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표결·통과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11시53분경 본회의에서 표결을 열고 11조 333억원 규모 및 중앙정부 공무원 2575명 증원을 골자로 한 추경안을 찬성 140표, 반대 31표, 기권 8표로 통과시켰다.
국회는 추경안 막판 처리 과정에서 지난 이틀간 큰 진통을 겪었다.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추경안 내용을 두고 여야가 맞선 가운데 21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처리 합류'로 무사통과가 예상됐지만, 코너에 몰린 자유한국당이 '야밤 날치기'라고 맞서자 정세균 국회의장의 중재 끝에 주말 아침인 22일 오전 본회의가 가까스로 열렸다.
표결에 앞서 1시간 동안 여야 의원 11명의 찬반 토론이 이어진 가운데 한국당 전희경 의원의 토론 후 한국당 의원들이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표결 시작 직후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퇴장으로 정족수 미달사태가 벌어져 본회의 표결 자체가 1시간 넘게 지체된 것이다.
오전10시55분경 본회의장 전광판에 찍힌 재석 의원 숫자는 145명에서 146명으로 늘었지만 재적 과반수에는 4명이 부족한 상태였다.
정세균 의장이 오전11시43분경 최후 통첩성 발언을 날린 후 재석 의원 수는 한두 명씩 늘어 11시45분경 의결정족수를 채우게 됐고, 11시49분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몰려든 후 표결이 진행됐다.
정 의장은 오전11시54분 재적의원 179명에 140명의 찬성으로 추경안이 통과됐다고 선포했다. 표결 개시를 선언한 지 63분만에 문재인 정부 첫 추경안이 통과되는 순간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45일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표결·통과됐다./사진=미디어펜
앞서 정부는 지난달 7일 공공부문 일자리 7만1000개, 민간 일자리 3만9000개 등 11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삼아 11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초 야3당은 추경안이 국가재정법상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해 상정조차 쉽지 않았다.
여기에 인사청문 정국과 맞물리면서 추경안 논의는 야당의 비협조 속에 이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 또한 추경 논의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했다.
결국 33일만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안건이 상정됐다.
이후 추경안 내용인 공무원 추가 채용을 위한 시험비·훈련비 명목 예산의 삭감 여부를 놓고 줄곧 대립해온 여야는 추경안에 포함된 공무원 증원 관련 예산 80억원을 삭감하고 관련 비용을 정부의 목적 예비비에서 지출키로 하면서 합의에 성공했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올해 본예산 심의시 기존 공무원 인력운영 효율화 및 재배치 계획을 정부가 국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는 통과시킨 추경안에 편성요건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재정법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모두 27개의 부대 의견을 첨부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추경안이 더 늦기 전에 통과 된 것은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현장 중심의 인력 충원 예산이 여야합의로 통과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 개선 등 추경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