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이재용 재판, 8월 삼성의 운명 "공백 더 이상 안된다"

2017-07-31 11:31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운명의 ‘8월’을 맞는다. 삼성의 모든 시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거취에 따라 삼성 전체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더 장기화될 경우 삼성의 미래성장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심문이 진행되고, 이어 7일 결심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1심 선고는 다음달 말쯤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 안팎에서 이 부회장 부재에 따른 불안감이 확대는 분위기다. 지난 2분기에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 분기실적(14조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시황이 유례 없이 좋은 가운데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분기에 8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도체가 사실상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것이 사실이다. 갤럭시S8시리즈 효과로 IT모바일(IM) 부문도 선전했지만 반도체가 주춤하면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 만한 대안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3~4년 전부터 준비한 결과다. 과감한 선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지배력을 향상시킨 결과다. 평택라인 가동 등 삼성전자 반도체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시황이 좋았다가 1~2분기 만에 고꾸라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조사 기관에서는 2~3년 후부터 반도체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 다각화에 매진했다.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인수가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만의 기술력을 더해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부재 이후 삼성의 미래 사업 발굴 프로젝트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뛰어다니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는 기존 투자 계획과 이를 확대하는 작업 이외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기 전부터 예상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 기업구조상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해줘야할 몫이 분명히 있다. 대통령도 이를 거론하지 않았냐”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의 빠른 복귀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15대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사상 최대 실적과 투자를 거론하며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 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삼성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이 부회장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권 부회장의 피로감 누적도 삼성전자의 고민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그동안 권 부회장은 해외 출장은 물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눈코 뜰 새 없이 오가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대외 행사에 시간을 빼앗기면서 핵심 사업에 몰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최근 정부가 주관한 간담회에 삼성을 대표해 잇달아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권 부회장은 사업장을 찾는 시간까지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업을 관리하는 전문경영인(CEO)이 현장을 자주 찾아 문제점으로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당장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