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산에 나서며 올해 보급 목표를 지난해보다 70% 이상 증가한 1만4000대로 잡았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기차 공략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와 해외브랜드들 중 경쟁력 있는 모델들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 4곳이 판매한 전기차는 43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638대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기존 전기차를 판매해오던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이 나란히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전기차 중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939대로, 67%의 비중을 차지했다. 환경부의 전기차 민간 보급에서도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아이오닉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선전은 현대차가 시행 중인 찾아가는 전기차 충전서비스와 같은 서비스가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전 스트레스가 많은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고객의 위치까지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통해 불편을 반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고객맞춤형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전기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니오닉 일렉트릭을 제외한 2, 3위 경쟁도 치열하다.
기아차는 2012년 이후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1위를 기록했던 브랜드였지만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 이후 줄곧 2위자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는 641대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반기 르노삼성이 기존 SM3 Z.E.에 트위지를 추가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트위지 1000대 예약을 완료했고, 하반기 500대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기존 월별 60대 이상 팔리는 SM3 Z.E.까지 더하면 올해 처음으로 2000대 이상 판매도 가능한 상황이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르노삼성은 올해 전기차 시장 2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당분간 르노삼성의 공세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레이EV는 상반기 9대 판매에 그칠 정도로 경쟁력이 약화한 상황이어서 쏘울EV 한 차종으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 회사의 전략 제품인 니로 전기차는 내년에야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자동차 소형 전기차 트위지/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383㎞라는 최장 주행거리 전기차 볼트(Bolt)를 시작했지만 아직 양산 초기 단계인 탓에 GM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이 많지 않아 공격적인 판매와 마케팅을 펼치기엔 힘든 상황이다.
또 수입차 브랜드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9일 전기차 충전소요시간 10시간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최소 충전속도 기준 마련을 골자로 한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로써 10시간 안에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에만 주어지던 현행 보조금 기준이 폐지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규제가 완화되면 수입차와 국산차량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같은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은 앞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할 수입 전기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전기차는 현재 테슬라가 고급전기차 모델S를 판매 중이고 ‘반값 전기차’라는 별명이 붙은 모델 3도 조만간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볼보와 재규어도 전기차를 출시를 예고했고 중국의 전기차도 국내시장을 노리고 있어 앞으로 시장 성장과 경쟁 고조가 예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큰 볼륨을 자치 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미래차부문에서는 중요한 차급이어 다양한 브랜드가 집중하고 있다"며 "해당 시장이 친환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이기 때문에 갈수록 경쟁고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