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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 권오현 정의선 최태원 구본준 만찬, 쇼통아닌 우문현답해야

2017-07-31 15:19 | 이의춘 기자 | jungleelee@mediapen.com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기업은 경제활동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한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경제활동을 돕는 동반자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경제가 잘된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쟁이란 새정부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해주길 요청한다."
"삼성이 경제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린다."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 같은데 어떠냐."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쳐줍시다."

문재인대통령과 재계총수의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지난 27, 28일에 이뤄진 청와대 간담회는 그동안의 형식과 관행을 깼다. 칵테일타임, 호프타임등을 가진 후 만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었다. 문대통령은 재계총수와 회장들에게 맞춤형 질문을 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한진 KT 포스코 CJ 현대중공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등은 대통령의 맞춤형 질문과 격려에 고무됐다.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등 역대대통령은 총수들과 딱딱한 오찬회동을 했다.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다. 임금과 신하들간의 어전회의를 방불케 했다. 사전에 의제가 설정되고, 총수들은 말씀자료에 따라 정답만 언급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전경련 C회장이 하품을 했다고 해서 괘씸죄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다. 해당그룹은 공정위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 곤욕을 치렀다. 총수들은 청와대회동후 대-중기상생방안등의 화답보따리를 일제히 풀어야 했다.     

문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랐다. 총수들과 이틀에 걸쳐 만난 것부터 화제를 모았다. 한번에 만날 경우 개별총수들과의 대화가 부족한 것을 고려했다. 총수들의 건강유지방법이나 야구 등의 취미, 그룹 스포츠육성에 대해서고 세심하게 말을 건넸다. 구본준 LG부회장에게는 전세계 직원들에게 피자를 선물하는 것을 화제로 삼았다. 박정원 두산회장에게는 야구선수 경력을 물으며 "저도 동네야구는 좀 했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문대통령이 총수와 그룹별로 꼼꼼하게 연구하고 공부한 듯했다. 

권오준 포스코회장과 정용진 신세계부회장등은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값진 시간", "대통령의 산업육성의지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중견기업으론 유일하게 참석한 오뚜기 함영준회장에겐 "'갓(God)뚜기'라는 말이 나돈다"고 했다. 오뚜기가 고용 상속 사회적 공헌 등에서 착한 기업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청와대만찬은 박용만 상의회장의 3통건배사에서 절정에 달했다. 재치와 유머감각이 뛰어난 박회장은 칵테일타임을 마치면서 ‘문대통령을 위하고, 화합과 소통을 위하고, 새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서’라는 건배사를 했다.

문재인대통령과 재계총수들이 지난 27, 28일 이틀간 청와대만찬을 가졌다. 파격적인 소통이었지만, 친노동3종세트와 상법개정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핵심현안 소통은 부족했다. 새정부의 개혁정책에 동참하라는 분위기가 강했다./연합뉴스

진보성향 대통령의 등장에 긴장했던 재계는 청와대 만찬에 고무돼 있다. 재벌개혁드라이브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문대통령이 외형상 재계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재계의 각종 애로요인들에 대해 경청한 것도 수확이다. 대통령주변 급진성향의 좌파학자들에게 둘러싸인 문대통령이 재계의 관심사안과 이슈들에 대해 파악했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은 정권출범직후 재계를 긴장시키는 조치들을 잇따라 취했다. 경제참모들도 강성이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액주주운동과 재벌개혁 투사였다. 경제사회분야 각료들과 청와대 참모들도 대부분 진보성향 학자나 시민단체 출신들이다.

문대통령은 대선기간 재벌들을 적폐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순실로 연결되는 국정농단세력과 정경유착했다며 주홍글씨를 씌웠다. 재벌들이 회원사로 있는 전경련은 새정부의 대화파트너에서 제외됐다. 정권출범이후 재벌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정권초기 서슬퍼런 분위기속에서 문대통령과 재계총수의 만찬은 새정부와 재계의 어색한 분위기와 관계를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제는 소통을 넘어서 실행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문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나라경제가 잘된다고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글로벌시장에서 명운을 걸고 싸우는 대기업들의 애로요인을 해소하는데 힘써야 한다. 말로만 상생 소통에 그친다면 보여주기식 ‘쇼통’으로 끝날 것이다.

청와대 만찬이 외형적으론 성공한 듯 보여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새정부의 핵심개혁에 대한 재계의 애로사항이나 우려하는 대목에 대한 토론이나 이야기가 없었다. 민감한 이슈는 제외한 듯했다.

재계의 가장 큰 이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위 비정규직 제로정책,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이다. 국가경제와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원전폐기 및 공사중단 문제점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노동이슈의 경우 노동자편향적인 3종세트(최저임금 1만원,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해소)만 선보이고 있다. 기업친화적인 규제개혁은 없다.  

재계가 우려하는 상법개정문제도 폭발성이 강한 이슈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다중대표소송제, 계열사 거래(소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우리사주조합 대표 이사파견 등...상법개정은 대기업들의 오너경영과 경영권 승계를 교묘히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배구조를 전문경영인체제로 인위적으로 재편하려는 반시장적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문대통령과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화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단축, 탈원전, 법인세인상등을 강행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국민여론이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명분을 등에 업고 재계에 대해 무조건 따라오라고 강요하고 있다.

문대통령은 재계총수들과 맞춤형 대화를 하는 등 만찬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새정부의 개혁정책들이 기업들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재계가 좀 더 자주 소통하면서 국가경쟁력강화에 합심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부회장 인스타그램


비정규직 문제는 획일적으로 밀어부칠 사안이 아니다. 기업마다, 업종마다 고용특성이 있는데, 일률적으로 비정규직을 제로화하라는 것은 기업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선악개념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원칙에 따라 다양한 고용형태를 장려해야 한다.

경총 김영배 부회장이 모든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할 수는 없다고 한 것에 대해 문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자문회의가 융단폭격을 가했다. 재계에 대해 입닫고 새정부 개혁정책을 무조건 수용하라고 다그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만 있으면 청와대만찬같은 소통의 장은 실효성이 없다. 

법인세 인상 움직임은 심각하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벨기에 등 전세계가 법인세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만 법인세올리기로 가면 국내외기업들의 투자기피와 일자리축소로 이어진다.

법인세 인상을 존경과세, 사랑과세, 명예과세식으로 포장하고 미화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여론이 지지한다고 당연시하는 것은 중우정치(衆愚政治)를 하겠다는 것이다. 근로자 48%가  세금한푼 안내고, 상위10%가 전체 소득세의 76%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애써 모른척 하는가? 황금알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우매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대중독재식으로 강행하려는 것은 재계는 물론 국가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여론이 지지한다고 밀어부친다면 포퓰리즘정치로 전락하고 만다. 임기후반기 레임덕현상이 발생할 땐 개혁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문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나라경제가 잘된다고 강조했다. 새정부의 개혁과제들은 대기업의 부담만 잔뜩 지우고 있다. 머리와 등에 감내하기 힘든 짐을 지우게 만들고 있다.

국가지도자가 대중추수주의적 정치를 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 국민의 땀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정권지지율이 떨어지는 정책은 기피할 것이다. 사탕주기식 정책만 펴면 나라곳간이 비게 된다. 다음세대에게 대규모 신용카드 납부고지서를 보내게 된다. 국민들의 자조 자율 자립 근면 책임의식은 실종된다.

대기업과 가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99%에게 나눠주는 로빈훗식 부자주머니털기, 과도한 복지정책만 기승을 부린다. 대한민국만 갈라파고스 규제지대로 전락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기업에 부담만 주지 말아야 한다. 당근도 줘야 한다. 과감한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 현재의 포지티브규제에서 네거티브규제로 가야 한다. 4차산업혁명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원칙허용 예외규제등 파격적인 개혁조치가 필요하다. 지금같은 거미줄같은 규제로는 혁신이나 과감한 투자, 일자리 창출이 일어날 수 없다. 아직도 한국은 세계최고수준의 정보보호 규제를 가하고 있다. 지나친 정보보호 규제로 4차산업의 핵심인 빅데이터산업이 걸음마단계에 있다.

비정규직의 제로화만 밀어붙이지 말고, 해고제한을 완화하는 등 고용시장의 유연성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자리보고인 서비스산업규제도 이제 풀어야 한다. 한국카카오은행이 최근 영업하자마자 5일만에 100만계좌가 개설됐다.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객이 몰리면 증자가 필수적이다. 카카오은행은 은산분리규제에 꽉 막혀 대출 및 수신업무를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산업자본의 의결권을 4%로 제한한 은행법이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와 KT 인터넷은행을 주도한 기업들은 증자차질과 경영권 미확보로 인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터넷은행만이라도 은산분리의 예외적용을 해달라는 금융위와 인터넷은행의 간절한 요청을 집권여당 민주당의원들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문대통령은 일자리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에 일자리상황판까지 만들었다. 일자리는 정부가 조직을 만들고, 기업을 다그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왕성하게 투자해야 일자리가 창출된다. 기업들이 반시장적 규제강화로 경영권 방어에 급급하는 상황으로 치달으면 국내투자는 감소한다. 일자리가 해외로 더욱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우물안 시각을 버려야 한다. 세계경쟁국들은 어떻게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펴는지 헤아려야 한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 단일세율로 낮추려 하고 있다. 상속세마저 폐지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대통령은 부자감세, 해고규제완화 등 친시장적 노동개혁, 공무원 12만명 감축등 감세와 작은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세계각국이 기업들 기살리기와 규제개혁, 감세로 성장활력 제고와 일자리창출 동력을 삼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은 기업의 짐을 덜어주고,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세제감면을 주고 있다.  우리만 역행하면 국가경쟁력후퇴는 불보듯 뻔하다. 기업가정신도 쇠퇴할 뿐이다.

청와대만찬 분위기가 문재인정권 5년내내 유지되려면 노동과 기업정책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노동편향적인 정책으론 기업들의 투자를 늘릴 수 없다. 양질의 일자리도 분수처럼 만들어낼 수 없다. 노동시장유연성제고와 과감한 규제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이 대기업과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만들어내는 세금주도성장으로 변질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과도한 기업규제로 성장이 정체되면 세수가 감소한다. 이는 부채의존형 경제로 간다. 기존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노동복지정책으로 대치하는 것은 경제에 일파만파의 부작용을 가져온다.

문대통령과 경제참모들이 좀더 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해야 한다. 국가경쟁력강화와 일자리는 지시경제, 명령경제로 절대 성취되지 않는다.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기업노동정책을 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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