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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뇌물·청탁없었다"…특검 물증없는 '빈집털기'

2017-08-03 10:56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10시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에 대한 제5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에는 전날에 이어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은 그가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여는 자리인 만큼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 부회장에게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에 수백억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추측하고 있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지원'이었을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승마 지원'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무관

전날 진행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에서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왜 대통령과 관계되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외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의 후계자로 인정받는 상황인 만큼 청와대의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는 특검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을 리가 없다는 얘기다. 
 
최 전 부회장은 "이 회장 재산 대부분이 주식인데 이 부회장이 상속세를 내고 이 지분을 물려받아도 그룹 전체 지분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다른 형제들과의 지분 문제도 이미 해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부회장에게 회장직 승계를 여러 차례 권했으나 이 부회장이 고사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 부회장 역시 "(경영권 승계 작업은)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회장님이 생존해 계시니 아들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 전 부회장의 채근에도 수 차례 회장직에 취임을 고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계열사들이 좋은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괜히 조직에 변화를 줘 체제를 흔들기 싫었다"고 답했다. 

미전실 소속 아닌 이 부회장…그룹 현안 결정권 없어

이 부회장이 회장직을 맡지 않았다는 점은 그가 '삼성 그룹'의 주요 현안에 대해 결정할 전적인 권한이 없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다음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져 온 건 최 전 부회장이었다. 

최 전 부회장은 "미전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삼성그룹의 현안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은 자신의 책임 아래 있었다"며 승마 지원 및 재단 출연도 자신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또 "승마지원 관련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말한 적 없다"며 "주요 현안에 관해선 이 부회장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제가 판단했을 때 '후계자 수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것만 추려서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도 자신이 '삼성전자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특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미전실에서 어떤 업무나 역할을 했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룹) 미전실에 한 번도 소속된 적 없다"며 "처음부터 삼성전자 소속이었고 95% 이상 삼성전자와 이 회사 계열사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씨의 딸) 정유라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으며 승마 지원과 관련해 보고를 받지도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며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이야기 했다.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이 이렇게까지 커져 제가 이 자리에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편,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은 3일 오전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의 반대 신문이 3분의 2 이상 진행된 만큼 별다른 무리 없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후부터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주요 쟁점에 대해 최종적으로 다투는 '공방기일'이 진행된다. 재판은 7일 종결되며 선고는 이달 중순쯤 내려질 전망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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