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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가 인하 새 국면…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품나

2017-08-19 10:37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매불망 고대했던 금호타이어 인수에청신호가 켜졌다. 더블스타가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낮춰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매각이 새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는 사실상 SPA 체결을 무효화한 셈으로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매불망 고대했던 금호타이어 인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더블스타가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낮춰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매각이 새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19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하루빨리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금호산업 등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인 16.2%(1547억원)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 실적악화에 따른 추가 인하를 요구 중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타이어 인수가는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더블스타와 산은이 지난 3월 체결한 SPA(주식매매계약)에는 금호타이어 실적이 15% 이상 내려가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상반기 금호타이어는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588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했다.

더구나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상표권 사용료로 매년 0.5%(20년 의무사용)를 금호산업에 부담해야 한다. 실제 더블스타의 중국 재무재표를 보면 지난 2014년 9010만달러인 현금흐름이 지난해 44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인수 자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더블스타는 또 금호타이어 방산부문의 산업부 승인 절차도 큰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주요 방위사업체’로 선정된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로 넘어가는 점에 대해 기술 보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조 일부와 도급사, 협력사 등은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저지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더블스타 매각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기존에 ‘부실매각 반대’를 주장하던 금호타이어 노조도 최근 ‘더블스타에 부실 매각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바꾼 만큼 지역계와 시민단체 등 여론은 박 회장 편으로 쏠리고 있다. 정치권도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새 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결사반대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박삼구 회장 측이 19일부터 주말까지 대응방안을 고민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 제안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박 회장측이 또다른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등 조건부 수용을 선택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다. 매각을 전면 무효화해 다시 처음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 또한 박 회장의 남은 카드다. 

금호타이어의 매각에 반대를 위해 영업부문 임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현재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료를 2700억원까지 무상 지원해주겠다고 할 만큼 매각 의지가 높아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박 회장이 같은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는 다시 박 회장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경우 박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를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산업은행과 조건을 변경해 공을 넘기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를 동원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려 했으나 채권단은 이를 불허한 바 있다. 

다만, 박 회장이 그동안 매각 과정의 불공정성을 문제로 지적해온 만큼 쉽사리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수정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당초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의 불공정성을 들어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만큼 결코 가벼운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 주 초 주주협의회를 열어 매각가 조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매각가가 조정되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되살아난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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