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관훈 기자]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주택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인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추가대책은 언제든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
하지만 업계는 추가대책을 곧바로 내놓기 보다는 다음달(9월) 초 발표예정인 가계부채 대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결과를 보고 후속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가 다음달 초로 미뤄진 상태다.
가계부채대책 가운데 무엇보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주택시장과 관련된 정책모기지와 적격대출 부분이다.
서민 실수요자를대상으로 한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제도를 개선하는 것. 정부는 디딤돌대출보다 소득기준이나대출 자격 등이 다소 약한 보금자리론을 없애고 디딤돌대출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실수요자층을 위한 상품이지만, 신청 자격 요건에서 보금자리론은 디딤돌대출보다 연소득 기준이 1000만원 높고 대출한도가 1억원 이상 높다.
디딤돌대출이 무주택자 서민만을 위한 상품이라면, 보금자리론은 기존 기존 주택을 3년 이내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일시적으로나마 1주택자를 허용하고 있어 집을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적격대출도 손 볼 가능성이 높다. 적격대출은 현재 다주택가구도 소득제한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소득요건을 도입하거나 다주택자에는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2019년까지 전면 시행하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될 전망이다.
DSR은 총부채상환비율(DTI)에는 없는 신용카드나 자동차 할부금,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의 원금도 심사에 활용하기 때문에 훨씬 대출이 어려질 수 밖에 없다.
△대출규제 다음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지정 유력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원하는 수준으로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간 분양가 상한제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은 8·2대책에도 포함된 내용.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현재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지정 요건이 워낙 까다로워 실제로 적용된 곳이 없었다.
주택가격 상승률이나 청약 경쟁률 등 지정 요건을 완화해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확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도 예상되는 규제 대책 가운데 하나이다.
노무현 정부시절 전국의 30%가 투기기역으로 지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8·2대책에서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진 안양·의왕·구리 등 수도권 지역 등 시장이 과열 기미를 보인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추가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도 유력한 수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미친 전세나 '미친 월세"라고 표현할 것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있는 상태다.
그래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면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와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가능성이 있다.
8·2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내년 4월 1일까지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하고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로 했지만 자발적인 등록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아예 법으로 의무화하는 압법이다.
보유세 인상 카드도 거론되지만 당장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 부동산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공평과세나 소득재분배, 추가적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보유세 강화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지는 열어둔 상태다.
[미디어펜=김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