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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욱 한국당 혁신위원 "정체성ᆞ인재풀 복구가 급선무"

2017-08-22 10:3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황성욱 자유한국당 혁신위원(변호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근 전국을 돌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 중인 홍준표 대표가 굳이 대구를 찾아 이 문제를 처음 언급한 것을 볼 때 당 혁신과 관련해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어 당내 혁신위원회도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와 관련해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밝혀 한국당 내 ‘친박 청산’이 성공할지 주목받고 있다. 

야당에서는 홍 대표의 당 혁신 과정을 단지 “친홍 체제 구축”이라는 말로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은 최재성 전 의원은 한국당의 혁신위에 대해 “매우 사변적이고 이념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극우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류석춘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은 이번에 제대로 당을 쇄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홍 대표 역시 이번 혁신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정치 수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친박 청산과 더불어 당내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한국당 혁신위의 인사추천위 운영, 공천 대상자 정치학교 이수, 전략공천제 등을 들어보기 위해 황성욱 현신위원(변호사)를 직격 인터뷰했다.

지금 한국당의 위기가 어디서 온건지를 묻는 질문에 황 위원은 거두절미하고 “지난 2003년 차떼기 논란 당시 천막당사 후유증이 회복되지 못한 여파”라고 진단했다. 즉 “천막당사 때 없애버린 당 연수원을 여태 부활시키지 못해 당의 정체성을 교육할 프로그램도 단절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황 위원의 주장을 살펴보니 과거 한나라당 때까지 당 연수원 차원의 교육이 활발했다. 이곳에서 당원은 물론 공천 후보자들도 반드시 연수원 차원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풍토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당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발전시키려는 과정도 있었을 것이다. 

황 위원은 “당 연수원이 사라지면서 보수당이 지향하는 정체성을 논의하고 발전시킬 기회도 사라졌다”면서 “이후에도 당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나 노력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지금 한국당의 문제는 박근혜 정부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당 연수원에서는 당원과 공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에서 보수정당의 역할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정책 공유나 현안 점검 등도 가능했다. 자연스럽게 교육 과정에서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인물이 걸러지는 효과도 나왔다. 하지만 연수원이 사라지면서 당 정체성이란 말도 함께 사라져 한국당은 그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황 위원은 이어 “지지층의 바람을 정치로 반영하려면 정당의 정체성을 똑바로 세우고 그것에 맞는 입법활동을 해나가야 하지만 이런 기본을 지키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며 “오로지 무조건 이기는 선거만을 위한 길로만 가다보니 지지층과 괴리가 생기고, 인재풀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정당의 목적 가운데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 해서는 지지층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그렇다보니 상대 정당 의원의 입법안에 공동 발제자로 이름을 올리면서도 법안 내용도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 위원은 “지금 한국당이 만들어지기까지 20년 가까이 당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전무한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도 대통령답게 지키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혁신위가 제안한 정치학교는 바로 당 연수원의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당의 위기는 정체성뿐 아니라 인재풀 약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황 위원은 “혁신위가 제안한 인사추천위원회는 국회뿐 아니라 정부의 각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당 정체성을 갖춘 인재풀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예로 지난 최순실 사태 때 방통심의위가 JTBC 태블릿PC 보도에 대해 연거푸 ‘심의보류’ 결정을 할 때 속수무책이었던 것도 인재풀 관리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위원은 “정부 각 기관에 정당이 추천하는 인물도 당 정체성을 갖춰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극히 사적으로 힘 있는 의원의 추천을 받은 인물들이 알음알음 한자리씩 차지하는 것도 보수당만의 문제였다”며 “이런 형편이니 정책 대결에서 승리할 리가 만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위원은 혁신위의 제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한국당에 진성 당원이 없는 문제점에서 나온 혁신안이지만 현재 논의가 진행 중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황 위원은 “불법 당비 대납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웰빙 기회주의자들끼리 모여 상향식 공천을 해봤자 100% 셀프 공천일 뿐”이라며 현실을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황 위원이 말하는 한국당 혁신의 결론은 ‘세대교체’에 있었다. 황 위원은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당에게는 극약처방이 답”이라며 “더이상 지지층에 어필하기 위해 오락가락 행보는 그만 두고 당을 정비할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위원은 “한국당의 정체성은 ‘대한민국’이고, ‘글로벌 표준’”이라고 밝히면서 “우파 진영의 시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높은 특징이 강한 만큼 우파 정치인들의 정체성 확립과 기본 다지기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위원은 “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지지층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한 것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뼈를 깎는 노력없이는 지지층을 회복하기는커녕 지금보다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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