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음달 15일부터 이동통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기로 발표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이통 3사는 이번 할인율 확대는 시작일뿐 업계 전체를 들썩이게 할 정책들이 산재해 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양환정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이동통신 약정 요금할인율 상향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8일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을 담은 행정 처분을 발송함에 따라 이통 3사는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에 대한 최종 입장 정리에 고심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선택지는 ‘수용’ 또는 ‘소송’ 단 두 가지뿐이다. 현재로서는 어느쪽을 선택할지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정부가 강경한 태도로 시행을 강행할 뜻을 내비친 데다 뜨거운 국민 여론에 대한 압박감, 새 정부 초기 정권과 맞서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사실 이통사는 정부와의 관계에선 절대적 약자에 속한다. 통신 자체가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에 속할뿐더러 주파수 경매 등 정부의 눈치를 살펴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
이통사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정부의 강압적 통신비 인하 방책을 수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참여연대 등 6개 통신,소비자 시민단체가 지난 16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통신비 선택약정할인율 인상하고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부의 뜻을 그대로 수용하는 일도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경우 이통사가 감내해야할 피해액이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탓이다.
KB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통사가 25%로 상향된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가입자에까지 소급 적용할 경우 6000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통 3사가 정부의 정책 시행에 ‘행정소송’ 카드까지 꺼내들며 유례없는 반발 기조를 보인 이유는 단순히 눈앞의 매출 손실 때문만은 아니다.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이 또 다른 요금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피해를 감내하면서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 인상을 수용하면, 추가 인하에 대한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통신의 경우 하나의 정책이 추진될 때마다 수천억원의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통신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보안책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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