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친박에 대한 입장 정리와 매듭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무엇을 선택하던 간에 논란은 불가피하며 찬반의 대립은 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뜨거운 감자가 될 이번 문제에 대해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하며 한국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가장 먼저 친박이란 존재는 무엇일까? 박근혜 계파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당의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1등 공신들이다.
당헌 제8조에 따르면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당헌에 따라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여당 의원들은 모두가 친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박근혜 정부에서의 여당은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비박계의 독주는 당청 갈등을 불러왔고 친박계의 자만은 국민의 불신을 일으켰다. 그러한 갈등이 탄핵정국에서 극렬대립하게 되었고 결국 대통령 탄핵과 분당이라는 과정을 겪게 만들었다.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탄핵을 받았다." "국정 잘못 운영한 벌 받고 있다" 찬반 논란이 있겠지만 박 전 대통령은 탄핵과 정권을 뺏겨버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에 따른 책임이 있으며 이러한 책임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당의원 모두에게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비박들은 박근혜 정부 내내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임기 내내 박대통령과 각을 세우는데 골몰했고 개헌을 얘기하다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등 청와대와 대립했으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자기 정치를 하다 계파 갈등을 증폭시켰으며, 2016년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퇴를 놓고 비박들은 청와대와 부딪혔으며,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후 야권과 합세해 당 지도부와 청와대 공격에 앞장서며 탄핵에 동참한 뒤 분당까지 하여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달았다.
친박들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친박 핵심 중진의원 10명 중에는 서청원, 최경환, 정갑윤, 원유철, 정우택, 홍문종, 유기준, 이정현, 윤상현, 조원진 의원이 있었다.
이중 이정현 의원은 탈당해 무소속이 되었고,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에 의해 당원권이 정지되었다가 홍준표 대선후보에 의해 당원권 정지가 풀렸다.
홍준표 대표는 구체제와의 결별을 언급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집권 여당 지도부는 무기력했고 내부적으로 친박, 진박, 골박 등으로 나누는 등의 패거리 문화를 만들어 국민지탄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박근혜 정권 몰락과 함께 한국당 내의 친박이라는 정치세력도 함께 사라졌으며, 홍 대표는 대선기간 중 더 이상 친박은 없다고 선언했다.
이젠 더 이상 정치세력으로서의 친박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별적 국회의원으로서만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의 친박 청산에는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하며, 그 대상은 누구일까?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당헌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협조하지 않고, 정부와 당의 노선과 반대되는 길을 걷는 의원들과 탄핵국면에서 거짓언론에 편승하여 야권에 동조한 의원들이 청산의 대상자가 될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보은을 받은 선출직의원과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해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과 비박계의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으며 탄핵에 찬성한 권선동의원, 나경원, 김성태 중진의원 등도 어떠한 경우라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탄핵정국에서 친박의 맏형이었던 서청원과 최경환을 비롯한 친박 중진의원들은 어떤 행동을 했는가? 사건 발생 3일 째인 10월 27일에 청와대 물갈이와 내각 쇄신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압박하는 정도였을 뿐, 언론의 거짓보도와 비박계의 배신행위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
여당이 혼란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때 그나마 친박으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에 애국시민의 함성과 울분이 표출되는 태극기집회에 12월 김진태 의원을 시작으로 1월엔 윤상현 의원, 그 다음에 조원진과 박대출 의원이 집회에 참석하며 탄핵의 부당성을 외쳤다.
국회에서는 윤상현 의원이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대통령 탄핵심판의 쟁점 분석' 등 7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개최하며 헌법재판소가 법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섰을 뿐, 그 외 나머지 핵심의원들은 태극기 집회와 일정 거리를 두며 소극적 행보를 보였다.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집권 여당 지도부는 무기력했고 내부적으로 친박, 진박, 골박 등으로 나누는 등의 패거리 문화를 만들어 국민지탄을 받았고, 김무성 전 대표의 도장 나르샤는 전통지지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김무성, 유승민 등의 비박들은 정계은퇴까지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고 한국당 내부에서는 친박 핵심세력이면서 탄핵국면 전면에 나서지 않은 서청원, 최경환 중진의원 정도는 당의 혁신과 보수우파의 재건을 위해서라도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박 전 대통령께서도 법원 1심 판결에 유죄가 선고 된다면 보수우파의 어른으로서 등 돌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절대 절명 위기임을 인식하시고 대승적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느 등반대장의 미담처럼 대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자일을 끊은 등반대장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결단이 필요할 때다
홍준표 대표는 구체제와의 결별을 언급했다. 책임지지 않는 정치와 웰빙주의 정치가 청산되어야 할 구체제 정치일 것이다. 역할과 책임,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체제 속에 보수우파세력과 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이신훈 건전사회를 위한 국민의힘 대표
[이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