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밀레니얼들(15세이상 24세미만 청소년)은 열광했다.
목이 터져라 외쳤다. 빨강 녹색 흰빛이 번갈아 비치는 형광부채와 휴대폰을 마구 흔들어댔다. 아이돌들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무대의 불이 꺼질 때마다 거대한 야광불빛들이 공연장을 뒤덮었다. 팬들은 '아이러브 K팝', '아이 러브 강다니엘(워너원 멤버)'등을 연호했다. 생소할 법한 한국어 노래가사를 따라 불렀다.
팬들은 워너원 세븐틴 아스트로 갓세븐 아이돌들이 열창할 때마다 흥겹게 노래부르고 온몸을 흔들었다. 피냐타행사에서 아스트로 미남 멤버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은 금발의 소녀 2명은 감격에 겨워 넋이 나간 듯했다. 아스트로 VIXX 등은 피냐타행사를 통해 프로포즈, 섹시댄스, 랜덤 플레이 댄스등을 팬들과 즐겼다.
KCON팬들은 60달러에서 490달러하는 좌석티켓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 팝스타들의 콘서트와 같은 수준의 요금이다.800달러짜리 다이아몬드좌석과 1500달러짜리 플래티넘좌석도 다 팔렸다. 이틀간의 공연기간 4만석 전석이 매진됐다. K콘공연장 옆에 있는 LA컨벤션센터에도 3일간 수만명의 밀레니얼들이 대거 몰려와 K팝 댄스워크숍, K 뷰티와 메이크업쇼, 한국음식만들기, 한복체험행사를 즐겼다.
최대 인기를 모은 워너원의 경우 신곡을 발표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미국팬들은 가사와 멜로디를 능숙하게 알고 따라 불렀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K콘 팬들이 CJ가 운영하는 MNET 케이블채널과 유투브를 통해 아이돌들의 최신곡등을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K-콘서트공연장 열기는 섭씨 100도를 넘어 200도에 육박했다. 이카루스가 태양을 향해 돌진하다가 밀랍 날개가 타버렸듯이 미국의 K팝 팬들은 그날 밤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공연장을 가득메운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외침, 따라하기로 하나가 됐다.
CJ그룹이 주최한 미국 'KCON 2017 LA'에는 10~20대 젊은 팬들이 이틀간 매일 2만명이상 몰려와 K팝에 열광했다. 한류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K콘이 미국의 주류문화로 부상했음을 실감케 했다. /CJ그룹 제공
K팝에 문외한인 필자에게 미국 젊은 팬들의 광적인 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류가 세계문화의 중심지 미국 주류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감격스런 장면이었다. K팝을 필두로 드라마 영화 화장품 등 뷰티산업 K푸드등의 글로벌화와 현지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K콘에 출연한 아이돌들은 문화분야의 고부가가치 수출전사들이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와 현대차 차량들이 전세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듯이 아이돌들은 문화분야 대사요, 가장 유망한 수출 역군이었다. KCON이 한류의 세계화와 국가브랜드 제고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돌스타들은 로보캅 같은 절도있는 춤에다 우아한 발레리나의 춤을 결합한 춤으로 미국팬들의 혼을 훔쳤다. 21세기 음악의 신, 뮤즈들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70%가 백인청소년들이다.
지난 19, 20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로스앤젤레스시 스테이플스센터는 K콘서트열기로 들썩였다. K팝에 흠뻑 빠진 10대 팬들은 오전부터 줄서기 시작해서 장사진을 이뤘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한국대표 음식 불고기와 삼겹살 떡볶기 비빔밥 등 한국 대표음식을 파는 간이천막들이 성황을 이뤘다. LA시는 공연장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K푸드거리를 조성해줬다.
미국 최대 스포츠 아레나인 스테이플스센터는 NBA명문 LA 레이커스 홈구장으로 유명하다. 프로레슬링 WWE와 그래미어워드시상식, 유명가수의 공연등이 열리는 LA의 랜드마크다. 이번 아이돌들의 공연열기는 한국의 한류와 K팝이 LA의 랜드마크를 접수한 것같은 느낌을 줬다.
K콘서트(KCON)는 CJ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주최한 행사다. 행사를 주관한 CJE&M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스테이플스센터와 바로 옆 LA컨벤션센터 등 두곳에서 'KCON 2017 LA'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스테이플스센터에선 K콘서트, LA컨벤션센터에선 68개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한국제품전시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전시회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뷰티 패션 음식 등 다양했다. 중소기업들은 현지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K콘이 중소기업기업들의 중요한 수출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정부가 강조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우수모델이자 상생플랫폼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K콘은 아이돌들의 공연과 중소기업 제품 알리기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류의 모든 것(All Things Hallyu)'을 주제로 한국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세계최대 K라이프스타일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콘서트가 열린 LA 스테이풀스센터를 팬들의 70%이상이 백인 젊은이다. 가수들의 팬미팅 사인회에 열광하고 있다. 미국팬들은 워너원 아스트로 세븐틴 빅스 SF9 등이 등장할 때마다 뜨거운 함성을 지르며 노래와 춤을 따라 불렀다. 한류에 열광하는 전세계 팬들이 급증하면서 한국제품의 프리미엄화와 국가브랜드 제고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화경쟁력이 현지 소비자들과의 호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임을 실감케 한다.
KCON은 CJ가 국가브랜드 향상과 한국문화의 글로벌화, 한국제품의 고부가치화를 주도하고 있다. CJ의 한류글로벌화는 민간기업을 넘어 국가차원의 거대한 프로젝트다. 대한민국 정부와 재계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헌신하는 사업이다. 한류덕택으로 황제주로 부상한 태평양 등 화장품업체와 전자IT업체, 자동차메이커 식음료및 유통업체들은 CJ의 한류세계화프로젝트에 상당부분 무임승차(free riding)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기업들이 대거 후원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K콘 2017 LA'에는 세계2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메인스폰서로 참여했다. 도요타는 컨벤션 행사장 입구에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였다. 빨간색 외관이 돋보이는 최신 SUV C-HR모델을 전시하면서 젊은 구매고객들을 유혹했다. 미래의 자동차구매고객들을 향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두는 셈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미국최대 통신사 AT&T, 북미최대 보험사 스테이트팜 등 10개의 대기업들이 후원했다. 도요타는 4년 연속 메인스폰서로 참여해 충성도가 높은 미래고객을 잡는데 전력투구했다. 국내기업으론 이니스프리 컴투스 아시아나항공 등 9개기업이 협찬했다.
CJE&M 조영식 팀장은 "K콘에 다국적기업들의 협찬과 후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콘 초기에 아시아나 등 한국기업들의 후원이 주류를 이룬 것에 비하면 다국적기업들이 대거 스폰서를 자청한 것은 의미가 크다. 그만큼 한류의 글로벌화와 미국 주류사회 진입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기 때문이다.
K콘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강조한 '2020년 글로벌 톱10 문화기업도약'이란 목표를 실현하는 중요한 견인차가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어바인부터 시작한 K콘은 6년째를 맞이했다. 뉴욕과 LA 도쿄 아부다비 파리 멕시코시티 등에서 14회가 진행됐다. 연인원 46만명의 한류팬들이 구름처럼 운집했다. LA 행사에 이어 9월엔 호주에서도 열린다. K콘과 K라이프스타일이 북미 아시아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으로 영토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
CJ가 LA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제품 전시회에는 젊은이들과 구매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는 판로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미국시장 진출을 돕는 대-중기 동반성장의 교두보가 됐다.
K콘이 한류의 세계화와 국가브랜드 제고를 주도한데는 이재현회장의 경영비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회장은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국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드라마를 시청하며 매일 1~2곡씩 한국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지난해 샤르코 마리투스(CMT)라는 선천성 유전병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할 때도 남은 생애 한류의 글로벌화와 문화대국의 비전을 실현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싶다고 했다. 이회장은 LA행사에 참석하려는 의욕이 강했다. 4년만에 경영에 복귀한 후 첫 출장지로 삼고자 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막판에 비행기를 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신이 손수 씨앗뿌리고 가꾸어온 K콘사업과 한류글로벌화가 열매맺는 현장을 직접 참관하고, '그레이트 CJ'와 '2030년 월드베스트CJ'사업을 점검하려 했기 때문이다. CJ는 미국에 식품바이오공장 신증설, CJ CJV 대한통운의 물류기지 확충과 인수합병등에 10억달러 이상 투자하고 있다.
이회장은 그룹 글로벌화와 영토확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020년까지 그룹매출 100조원, 해외사업비중 70%를 달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이의 실현을 위해 불꽃을 태우고 있다. 2030년에는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1등을 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최고가 되겠다는 야심찬 경영비전도 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월 17일자 기사에서 “현재 전세계에서 한류만큼 성공한 대중문화를 찾기 힘들고, 그 중심에 K콘이 있다”고 강조했다. 'K콘 2017 LA'에는 미국의 한류팬 8만5000명이 찾았다. K콘이 글로벌화에 성공하고 미국 주류문화로 부상한데는 이회장과 CJ그룹의 지속적인 투자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CJ E&M이 지난 6년간 미국의 K콘에 투자한 금액만 400억원이 넘는다.
'KCON 2017 LA'의 뜨거운 열기는 이회장의 원대한 한류세계화 비전이 점점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세계인들이 한국음악과 영화와 드라마 음식을 수시로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K콘은 문화강국 코리아를 앞당기고, 메이드인코리아의 프리미엄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선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LA=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