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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시장 르포] 강남 재건축, 300대 1 '로또 청약' 풍선효과…'층고 제한' 늪에 빠진 은마아파트

2017-09-12 06:59 | 나경연 기자 | median@mediapen.com
서울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대급 초강력이라는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고,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도 팔리지 않은채 쌓여가고 있다. 일선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주택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5개 권역별로 점검해본다.[편집자주]

[8.2대책 新부동산지도⑤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미디어펜=나경연 기자] 8·2부동산 대책 직격탄을 맞은 이후 서울 동남권 부동산 시장에 강남 재건축발 '로또 청약' 바람이 불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청약 규제 등을 통해 투기 수요를 분산시키려고 했던 정부의 취지와 반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청약 접수를 진행한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평균 168대 1, 가장 인기가 많았던 59㎡C타입은 무려 5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로 지난해 '아크로 리버뷰'의 경쟁률인 306.6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들어서는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8·2대책 이후 강남에서 처음으로 분양하는 재건축 단지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고분양가를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웠고, 결국 조합은 인근 시세보다 10%가량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했다.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이른 바 '로또 청약' 논란이 일게 된 이유다.

신반포 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반포 센트럴자이처럼 강남 알짜 청약 단지들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꾸준할 것"이라며 "고강도 규제라는 8·2대책도 강남 큰손들에게는 약발이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8·2대책과 정비계획안 보류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뜻밖의 8·2대책 풍선효과를 보고 있는 동남권 부동산 시장. 하지만 층고제한 등의 규제로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단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치동 은마아파트다. 재건축 추진 초기 '금(金)마아파트'라고 불리며 치솟던 매매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2대책 이후 관망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가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을 '미심의' 처리키로 하면서 한때 은마아파트 매매 가격은 1억원 이상이 떨어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7월 말 전용면적 101㎡가 최고 13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고 20일 후에는 12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서울시 도계위가 미심의 판정을 내린 이유는 '층수' 문제였다. 서울시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은마아파트 추진위는 49층을 고수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언론 등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안을 계속해서 보도하다 보니 거래량이 더욱 감소했고 부정적 이미지만 높아졌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바로 옆 B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보류되고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매매가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정비계획안만 승인되면 적잖게 가격이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아파트가 재건축 허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실제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장기간 답보상태를 이어온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뒤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는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본회의)를 열고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변경 및 경관계획안을 수권소위원회로 이관, 사실상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잠실주공5단지는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주변 아파트 3개 동과 오피스 1개 동 등 총 4개 동이 50층으로 지어질 수 있게 됐다.

잠실역 인근 C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정비계획안 통과 후 잠실5단지의 거래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호가도 뛰기 시작했고 실거래도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잠실주공5단지 맞은편 장미아파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장미아파트도 잠실5단지처럼 일부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 높이의 재건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전용면적 84㎡는 8억원 후반대에 거래되던 것이 8월 이후 10억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미디어펜=나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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