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와 중국에서 합자 회사 ‘베이징현대’를 운영하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현대차와 관계를 끝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중국 글로벌타임스의 보도에 현대차는 "근거 없는 악의적 보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차가 베이징현대의 합작사 베이징차가 합작결렬을 검토하고 있다는 중국관영매체가 보도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펜
이날 글로벌 타임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차가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에 지쳤다”며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등에 비싸게 부품공급을 몰아주고 이익을 챙겨 베이징차와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베이징현대의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사드문제로 협력업체가 큰 손실을 봤고 현대차의 계열사도 마찬가지로 어렵다”고 반박했다. 현대차는 해당 매체가 중국에서 현대차의 판매 부진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갈등 때문이며, 현대차가 협력업체로부터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으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0대 50의 지분으로 양사가 동등한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상황에서 현대차가 협력업체에게 물리적 힘을 행사할 수 없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가 설계와 생산을, 베이징차가 재무를 전담하고 있어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자금 투입을 결정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베이징자동차가 베이징현대를 이용해 홀로 이익을 챙기는 현대차와는 협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50 대 50 합자회사로 설립한 회사로 양사가 동등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이익이나 폭리를 취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현지에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도 손실을 보는건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열사도 다같이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사드 문제로 불거진 중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의 불똥이 현대차에 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52만대)보다 42.3%나 뒷걸음친 30만대를 기록했고, 최근 베이징자동차와 협력업체 대금 지급 문제가 불거졌다.
현대차가 직접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하고 싶어도, 중국 정부의 입김이 닿는 베이징기차가 난색을 표해 대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대두된다.
최근 이같은 대금 지급 지연에 불만을 품은 외국계 부품사들이 베이징현대에 납품을 거부하면서 현대차 중국 공장은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29일에도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등 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충칭공장을 비롯한 현대차 4개 공장이 모두 가동중인 상황이지만 부품공급업체와 베이징현대의 대금지급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언제든 다시 공장이 멈춰서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완료하면서 사드 보복의 우려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차는 부품사와 협의 끝에 일단 가동에 들어가고 계속해서 대금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금 지급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 공장은 중단될 수 있어서 이 문제를 놓고 부품사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