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이 도를 넘어 발작적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8일자 사설에서 입에 담지 못할 악담 수준의 막말을 쏟아냈다. 사드를 악성 종양에 빗대며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 "한국은 개구리밥 신세가 될 것"이라는 등 대구조차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저질 지면을 선보였다.
민족주의를 팔며 상업적 성격을 띤 환구시보는 선동적인 막말 보도로 악명이 높다. 툭하면 저급하고 거친 주장을 펼치기에 굳이 상대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속내가 숨어 있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중국의 모든 언론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다. 환구시보도 그중 하나이며 가장 거칠고 공격적이며 선동적이다. 국가간의 중대사를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말들로 도배한다. 정상적 언론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표현이 등장한다. 헌데 그 속에는 중국 정부와 시진핑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정부와 시진핑의 또 다른 진면목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모습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다. 환구시보는 지난해 7월 한·미양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한 직후부터 한국산 자동차, 휴대전화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한류'를 배격하고 롯데를 축출해야 한다고 줄곧 선동했다. 8일 환구시보 영문판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합작한 베이징차와의 합작파기설까지 흘렸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이 도를 넘어 발작적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입에 담지 못할 악담 수준의 막말을 쏟아냈다. 사진은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는 주한미군./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은 지난달 29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한반도 안보지형을 뿌리째 뒤흔든 도발이다. 사드배치는 북의 핵 도발로부터 국가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 김정은의 핵실험에는 입도 벙긋 안하던 중국 언론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놓고는 온갖 치졸함과 옹졸함을 내보이며 욕설에 가까운 막말로 겁박하고 있다.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사실엔 귀를 닫고 마치 길들이기를 하려는 듯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몽니에 가까운 억지를 부리고 있다. 북핵과 미사일이 없어지면 사드는 필요 없다. 그런데도 중국은 북한 김정은은 감싸고 사드만 비난한다. 환구시보와 같은 막말이 시진핑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수준이라면 중국은 결코 국제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한국을 우습게 여기는 환구시보의 병적 작태는 뿌리가 깊다. 2012년에 7월 "한국이 말을 안 들으면 손봐줄 방법이 많다"는 수준 이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해 10월 12일자에는 '중국 어선에 포격을 허가한다니 한국 정부 미쳤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는 앞선 7일 중국 어선이 한국 해경정을 충돌해 침몰시킨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필요시 선체충격 및 함포 사격 등을 통한 대응을 선언한 것에 대한 비난이었다.
사드 배치가 본격화 되자 지난 2월 사설에서는 '롯데를 중국 시장에서 축출하자' '한국 문화상품의 수입 제한을 높이자' '한국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사지 말자' '한국 여행을 가지 말자' 등 '한국 불매 운동'을 전개며 단교까지 거론했다. 6월 온라인판에서도 "문 대통령은 잔꾀를 쓰지 말라", "사드를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피해는 한국과 한국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다"라고 겁박했다.
올해로 한·중 수교 25년이다. 수교국에 대한 중국 관영매체들의 망발은 언론으로서의 저급함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국격과 시진핑의 인식과 맞닿아 있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와 현대차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드보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끝을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중국의 매체는 연일 망발에 가까운 막말로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협한 정서를 선동하고 있다.
중국정부와 시진핑은 노골적으로 한국정부를 무시하고, 언론은 홍위병이 되어 전방위적으로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사드에 대해 임시배치니 뭐니 하는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한 안보 차원에서 사드를 넘어 전력핵, 더 나아가 핵 보유의 당위성까지 당당히 말해야 한다.
정부의 애매한 태도가 사드 철회 기대감을 키웠고 그 결과 강한 반발과 보복적 조치로 이어졌다.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와 국민 생명이 달린 최소한의 조치이다. 더 이상 국론분열 초래와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줘서는 안 된다. 그 결과가 대내외 리스크만 키운 것을 지금 뼈저리게 겪고 있지 않나.
찌라시성 제목과 욕설에 가까운 망발을 해대는 중국의 오만을 꺾는 길은 오직 하나다. 흔들리지 않는 동맹체계와 국가안보 수호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다. 정글 속에서 먹잇감이 되지 않는 길은 무리를 짓거나 강해지는 길 밖에 없다. 막연한 장밋빛 기대감으로 종전처럼 어물쩍한 대응을 한다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다. 그것만이 환구시보 같은 되지도 않는 망발을 막는 길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