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여전히 아슬아슬한 선두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빨리 1위를 확정짓고 한국시리즈 모드로 돌입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최근 행보가 마냥 순탄하지는 않다.
KIA는 지난주 6연전에서 2승4패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LG와 2연전을 모두 내줬고, 하위권팀 한화 삼성과는 1승1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1위 자리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2위 두산과 3.5게임 차를 유지하고 있고, 3위 NC와는 5게임 차다. 무섭던 두산의 추격세가 조금 주춤해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칫 연패라도 빠지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조심스럽다.
그런데 KIA로서는 두산의 추격보다 어쩌면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있다. 선발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의 최근 부진이다.
KIA의 선발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 /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18승(5패), 헥터는 17승(4패)을 올리며 다승 부문 1, 2위에 올라 있다. 둘이 합작 35승을 올려준 것이 KIA 1위의 든든한 원동력이었다.
다만, 최근 양현종과 헥터가 기복 있는 피칭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각된 KIA의 고민거리다.
양현종과 헥터는 최근 4경기 등판에서 나란히 1승 2패로 시즌 중반까지 보여줬던 압도적인 피칭과는 거리가 있었다.
양현종은 8월 22일 롯데전서 5.1이닝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데 이어 27일 NC전에서도 6.2이닝 5실점(4자책)하며 패전을 안았다. 2일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했으나 승리는 챙기지 못했고, 8일 한화전에서는 7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패전 위기에 몰렸던 양현종은 7회말 터진 안치홍의 만루홈런 덕에 4경기만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최근 4경기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4.32로 시즌 평균자책점 3.52보다 높았다.
헥터 역시 갈짓자 행보를 보였다. 8월 23일 롯데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9일 삼성전(6이닝 2실점 1자책, 승리), 3일 넥센전(8이닝 1실점, 승패 없음) 두 경기 연속 호투로 외국인 에이스의 위용을 보이더니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0일 삼성전에서는 5.1이닝 9실점(7자책)으로 무너져 시즌 4패째를 안았다.
헥터의 4경기 평균자책점은 4.97이나 돼 시즌 평균자책점 3.54와 차이가 컸다.
둘은 포스트시즌에서도 KIA의 확실한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다른 선발 요원 팻딘(7승 6패, ERA 4.41), 임기영(7승 5패, ERA 3.20)이 있지만 아무래도 양현종과 헥터가 나서는 경기를 확실히 잡고 가는 분위기를 가을야구에서도 이어가야 원하는 'V 11'에 근접할 수 있다.
헥터는 26경기서 173이닝을 던졌고, 양현종은 27경기서 168.2이닝을 던졌다. 최다이닝 부문에서 헥터 2위, 양현종 4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금은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됐다.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가 여유를 갖고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1위 확정을 서두르고 싶은 KIA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