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정부 첫 대정부질문이 11일 진행된 가운데 여야가 대치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여당은 박근혜 전 정부의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 등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은 대북 정책 관련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무능을 주장하며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첫 질문자로 나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의 이른바 'SNS 장악' 문건을 거론하면서 "지난 촛불 민심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명령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일부 야당은 정치보복이니 신상털기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원인이 된 오랜 적폐들은 하나같이 불법한 일이었으며 범죄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 헌법과 법률은 어느 누구도 법 위, 성역에 있지 않고 범죄가 있으면 처벌하라 규정한다"며 "적폐 청산은 불법을 규명하는 자리지 결코 정치적 보복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표창원 의원은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최소 10명에 대해 채용 부정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왜 그동안 조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을지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박상기 법무부장관도 "법과 원칙 따라 적극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도록 지휘 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모두가 애국심으로 단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이때 여의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짙은 전운이 깔려 있다"며 "국정농단을 자행, 방조했던 세력들이 반성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억지를 일삼으며 국회농단, 국민농단, 국가농단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이수 후보자는 몇 안 되는 적합한 후보자"라며 "저차원적 정치공세에 휘둘리지 말고 국익만 생각하고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정을 운영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첫 대정부질문이 11일 진행된 가운데 여야가 대치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사진=미디어펜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안보 무능', '공영방송 장악 음모' 등으로 규정하며 맹공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거 민주당 의원들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틀고는 "북한은 성큼성큼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손가락만 빨고 있는 신세"라며 "고공행진을 하는 지지율에 취해 문재인 정부가 신선놀음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미 한미 신뢰는 금이 갈대로 가 있다. 양심이 있으면 굳건한 안보 운운하지 말라"며 "트럼프가 아베와 통화하며 한국이 대북 대화를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기사가 나오겠나. 결국 왕따 신세만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여당 의원들이 사드 괴담송을 부르는데, 대한민국을 미국이 마지막까지 지켜줄 것으로 생각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낙연 총리가 "(노래를 부른 일은) 대선 전으로 보이지만,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총리가 미국을 잘못 파악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중국은 한국전쟁 때 무려 90만명의 사상자를 내며 우리의 통일을 막았던 나라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핵을 손에 쥐고서 대화에 매달리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도 하지 않는다"며 "외교에 대한 무지와 외교안보팀의 전략부재로 국제정치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냐 제재냐의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대내외에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의 유일한 동맹은 미국이고 북핵 위기의 모든 대응을 미국과 같이 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