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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보다 압박' 선회한 문재인 대통령 유엔선 어떤 메시지?

2017-09-18 17:23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무대인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뉴욕 순방길에 올랐다.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새로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나온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문 대통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뉴욕 일정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5~6개국과의 양자회담과 하이라이트인 유엔총회 기조연설도 앞두고 있다. 다만 이번 유엔총회에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불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도 전혀 없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비상임이사국 대부분이 참석하는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기조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지난 7월 독일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은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이었지만 이후에도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갔고 국제사회로부터 석유공급 제한을 담은 새로운 제재조치를 받게 됐다. 

북한은 이달 초 6차 핵실험과 연이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등 한반도 주변국을 최고조의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우리 정부가 14일 북한의 모자보건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에는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최근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도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수록 몰락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면서도 외교‧경제적 압박을 강조해 ‘압박은 대화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베를린 구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평화적‧외교적 압박이라는 기존 대북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안보리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데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다자외교 초점은 추가 대북제재안 논의보다 이번 안보리 결의 2375호의 충실한 이행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은 완벽한 이행이 뒤따르지 않았던 데 요인이 큰 만큼 이번 석유공급 제한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거듭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데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북한의 IRBM 도발 이후 안보리는 이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지만 추가 제재 논의는 없었다. 따라서 지금부터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할 때 석유공급의 중단 폭을 더 넓히거나 원유공급 중단의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진행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해 “앞으로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할 경우 이제 국제사회는 석유류 공급 중단의 폭을 더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분명히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 등을 통해 새로운 북핵 문제의 해법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완성 단계인 지금 특히 미국과 중국,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관계가 꼬여 있는 상황이 복잡다단해 북한 문제는 고차원적 방정식 같은 과제가 돼버렸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 “우리 관점에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일도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 이후 가질 한미일 정상회담과 또 현재 추진 중인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체 대북제재와 한국군의 자체 방어능력 향상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탄두 중량을 늘리는 미사일 지침 개정과 핵잠수함 등 첨단무기 보강 등과 관련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과 관련한 논의 여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첨단 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사일 지침 개정에 대한 미국 측의 협조에 감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문 대통령을 만났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서울에서 열린 태평양지역 육군참모총장회의 및 태평양지역 육군관리회의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군사적 옵션까지 준비해야 하고, 유엔의 모든 회원국들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뉴욕에서의 첫 일정으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5∼6개국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한반도 주변 4강에 치중해 있었던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노력을 이어간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문 대통령은 세계 120여개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모이는 유엔총회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북한 선수단 참가도 거듭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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