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자로 결정됐다.
교도통신 등 외신은 20일 이날 열린 도시바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4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한미일 연합은 미국의 베인케피털이 주도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애플, 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수총액은 약 2조4000억엔(약 24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매각을 두고 한미일 연합과 웨스턴디지털(WD)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일부에서는 도시바가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앞서 6월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했지만, 경영권 문제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WD 측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WD과의 교섭도 경영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난항에 빠졌다.
이후 지난달 하순 베인캐피털이 애플 등이 참가하는 새로운 한미일연합을 제시하자 다시 도시바는 다시 한미일연합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난 13일 양해각서까지 교환했지만 전날 WD가 대폭 양보한 안을 들고 나오면서 도시바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 한미일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논란에 일단 종지부가 찍혔다. 최종 계약 종료까지 양측의 줄다리기가 예상되지만 매각 대상자 변경 등 더이상의 큰 잡음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약 2000억엔을 전환사채(CB)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금지법 심사 등을 고려해 향후 의결권 취득 비율은 15%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의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 하는 동시에 낸드 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는 글로벌 2위를 지키지키고 있었으나 낸드 플레시 경쟁력은 다소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저장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저장 장치로 낸드플래시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관련 설비·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뛰어는 이유도 낸드 플래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투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청주에 건설하고 있는 3차원(3D) 낸드 플래시 공장의 건설 공기를 당초 계획인 내년 말에서 한 분기 정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청북도 청주에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 증설을 결정했다. 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청주 신규 공장에서는 3D 낸드 플래시가 주로 생산될 예정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