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상암·성산·수색 등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7개 동에 거주하는 주민·상인들이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입점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 출구에서는 DMC 인근 지역 주민·상인들로 구성된 '서부지역발전연합회'가 주최하는 상암 DMC 복합쇼핑몰 인허가 및 착공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날 약 400여 명의 참가자들은 롯데그룹이 지난 2013년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이후 4년 넘게 지체된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의 입점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참여하고 "롯데몰 입점시켜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종식 상임고문은 이 자리에서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라며 "극소수 지역 상인들의 매출 감소 우려로 쇼핑몰 개발이 거부된다면 너무나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견해도 많이 지적되고 있다"며 "오히려 지역경기가 살아나고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지역상인들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4일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복합쇼핑몰이 입점하면 마포구 지역상권 및 골목 상권이 악화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상권영향조사는 실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체적·객관적 수치로 살펴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23일 신종식 서부지역발전연합회 상임고문이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에서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의 입점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서부지역발전연합회
신 고문은 "복합쇼핑몰이 입점하면 지역주민들이 쇼핑하고 먹고 놀거리만 생길 뿐 아니라 약 5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외부 방문객들로 인한 유동인구 증가·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발전연합회'는 복합쇼핑몰 건립 촉구 청원서를 서울특별시청·관련부서 등에 수 차례 제출했으며, 서울시청 소상공인지원과 주관으로 개최된 상생 테스크포스(TF) 회의에도 지역주민 대표 자격으로 참석,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며 "지역주민의 입장·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상생협력은 허구"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복합쇼핑몰·대형마트 규제는 석유 보일러를 아궁이로 돌리자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장의 활성화에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부지역발전연합회 관계자는 "서울시 상생 TF에서 제시한 '3개동 중 1개동 판매시설 제외' 상생안은 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중재안"이라며 "DMC 인근 지역 상인들도 복합쇼핑몰 입점을 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특정 단체의 주장에만 귀 기울이는 등 정치적인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이유로 눈치만 보는 서울시청 실무자들의 행정지연으로 지금까지 쇼핑몰 사업은 한 발짝도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권 모씨(52)는 "가까이에 위치한 메세나폴리스의 입점은 수용했으면서 멀리 있는 롯데복합쇼핑몰의 입점은 반대하는 망원시장 상인회 측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DMC 개발이 더 이상 지체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환영하는 복합쇼핑몰이 상생이라는 이름 하에 들어서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며 발을 굴렀다.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입점에 찬성하는 주민들의 서명./사진=서부지역발전연합회
한편 전문가들은 대형마트·복합쇼핑몰 규제는 소비자와 주변 상권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복합쇼핑몰이 전통 시장을 무너뜨린다'는 주장에 대해 "흔히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의 전통시장이 무너지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유동인구를 끌어들여 전체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스타필드 하남에는 오픈 이후 1년간 1000만명이 다녀갔으며, 이 중 1%인 10만명만 주변 상권을 방문해도 하남시 인구의 절반이 다녀간 셈"이라며 "대형마트·복합쇼핑몰의 영업을 규제하면 이같은 효과가 반감된다"고 부연했다.
신광철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상무는 "지난 2011년부터 규제를 도입한 결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전통시장 매출은 늘지 않았다"며 "소비자들의 행동·소비패턴을 무시한 규제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상생을 통한 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유통산업발전법은 경쟁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면서 규제는 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