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28일 시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총수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삼성의 미래를 수수방관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거주의에 입각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지 7개월이 넘어가면서 삼성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최고 경영진은 피가 마르는 모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7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이 3~5년 뒤에 필요한 구조개편이나 인수합병(M&A)이 중단돼 있기 때문에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실제 인공지능(AI) 기업의 M&A가 마지막 단계에서 어그러지기도 했다.
미국 전장기업 하만 등 지난해까지 삼성은 굵직한 M&A를 잇달아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환경에서 총수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전문 경영인 시스템으로는 넘기 힘든 벽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 실적 등 삼성이 이 부회장을 비호하기 위해 엄살을 떤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뛰는 실무라인에서도 수뇌부와 같은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이 부회장 부재가 반년을 넘어가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최근에 대규모 투자 진행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버티고는 있지만 몇 년 뒤를 생각하면 깜깜하다”라며 “미전실이 없어지면서 계열사간의 소통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이 부회장 업무 복귀 외에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공과 같이 총수의 리더십이 판을 바꿀 수 있다”라며 “삼성이 그동안 다져온 시스템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 부회장 공백이 길어질수록 미래 경쟁력도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