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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SKT·KT·LG유플러스…공용 와이파이는 '공짜' 아니다

2017-10-02 08:40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와이파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 지불한 비용에 의해 작동한다. 그 누군가 중 하나는 '기업'이다. 우리는 통신3사의 배려 덕에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 인터넷에 자유자재로 접속할 수 있다.

그럼에도 통신3사에 가해지는 압박은 상당하다. '시장실패'라는 명목으로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고, 세상에 없는 '독점' 기업으로 묘사한다. 통신비가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통신비가 비싸다고 느껴진다면 사용량을 줄이거나 안 쓰면 그만이다. 

지하철에 설치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공유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예전에 비해 통신비가 비싸진 이유는 서비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자와 통화만 하던 시절과 스마트폰으로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누리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스마트폰 하나로 SNS를 이용하고, 동영상도 보고, 길도 찾을 수 있게 됐는데 그에 따른 비용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혜택은 누리면서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심리다.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통신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가계 부담이 크니 비용을 줄여달라"는 거다. 정부 역시 이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전형적인 인기영합정책이다.

통신사는 땅 파서 장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윤'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타사보다 좋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연구하고,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품질이 좋아졌다고 해서 무턱대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지하철 와이파이'를 검색해 보니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이 좋지 않다'는 불평이다. 와이파이를 맡겨놓은 것도 아닐 텐데, 그 누구도 통신사의 '배려'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도 잊은 것 같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공공장소에 통신3사가 보유한 와이파이를 공용으로 개방하고 그렇지 않은 공공장소는 정부와 지자체가 확대 구축'하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부 조우현 기자

통신3사가 자발적으로 와이파이를 개방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는 '기업의 자율권 침해'이며 '시장 개입'이다. 개인의 통신비는 개인의 능력 여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옳다. 통신 요금 역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정답이다. 정부가 참견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논리를 부정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야기 하는 이유는 큰 정부의 끝이 '망국(亡國)'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베네수엘라, 그리고 북한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복지는 경제적 약자를 위한 것이지 다수를 만족시킬 수 없다.

와이파이는 공짜가 아니다. 와이파이를 무료로 개방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대한 감사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의 출처를 한번쯤 인식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업의 '의지'는 이렇게 위대하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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