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하반기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올해 기업들은 천편일률적인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블라인드 채용이나 각 직군별 특색을 살린 지원 조건 등을 통해 각자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 등 항공업계, 코오롱생명과학·OCI 등 화학 기업들이 하반기 신입·인턴사원 공채를 시작했다.
자동차·항공·화학업계 2017 하반기 채용 일정/자료=각사 취합
현대차 블라인드 방식 채용 '힌트' 새로 도입
완성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8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및 인턴사원 채용 원서 접수를 마쳤다. 모집 분야는 크게 신입사원은 △R&D △제조업(Manufacturing) △전략지원 부문 등 3개이며, 인턴사원은 이에 △S/W △디자인 등을 추가해 총 5개 직군으로 나뉜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서류 합격자 대상 인적성 검사와 역사에세이 전형을 실시했고 10월과 11월 두 차례의 면접을 통해 최종 입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현대차 채용에서는 면접 전형으로도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확대 실시한 점이 주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 채용박람회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자기 PR’ 코너는 지원자 정보가 전면 비공개인 상태에서 열정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모의 면접으로,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차는 또 하반기 블라인드 방식 채용 프로그램인 '힌트'(H-INT.)를 새롭게 운영한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지원자 100명을 대상으로 스펙에 대한 정보 없이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아차, 젊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 ‘KIAN’ 모여라
기아차는 ‘젊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 - KIAN’이라는 인재상을 내건 만큼 이번 채용에서 지원자의 역량과 열정을 중요하게 다루기로 했다. KIAN은 각 스펠링 별로 다른 인재상을 의미하는데 K(Kreate·창조가) I(Innovate·혁신가) A(Act·행동가) N(Navigate·탐험가)로 재정립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재 선발에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과 지원자 간 과도한 스펙 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입사지원서 내 사진, 거주지 주소, 수상/활동내역, 경력/자격증 등 일부 항목을 삭제하거나 축소했다.
기아차는 하반기 채용 모집분야를 고객가치·경쟁우위·지속경영 등으로 나누고 직군을 12개로 세분화했다. 기아차의 채용 과정은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실무면접, 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되며 현재 인적성검사까지 마친 단계다.
기아차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팟캐스트를 통한 서류전형 합격자 대상 채용설명회 ‘SECRET K_EXCLUSIVE’를 올해도 진행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원자 본연의 모습과 역량, 열정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학력·연령·전공 제한없고 '어학성적' 보유해야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계열사(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들이 하반기 채용 절차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일반, 기술, 전문인력 등 분야로 채용, 진에어는 기획·인사·재무부터 운항통제 안전보안까지 12개 직군을 대상으로 모두 오는 13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는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26일 지원자 접수를 마친 상태다. 금호아시아나 채용절차는 서류전형-직무적성검사 및 한자시험-1차면접(역량/집단토의)-2차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항공업계는 다소 국제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 특성상 '어학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학력 연령 전공에 제한없으나 일정 수준의 어학성적(토익 750점, 텝스 630점, 오픽IM, 토익스피킹 6등급)을 보유해야 한다.
화학업계, 관련 자격증 준비하면 '금상첨화'
국내 완성차업계와 항공업계, 화학업계는 일제히 하반기 신입·인턴사원 공채를 시작했다. /사진=각사 제공
GS글로벌, 코오롱생명과학, OCI, LS전선 등도 이달 중순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하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접수 기한은 순서대로 LS전선(10월 10일 화요일), GS글로벌(10월 11일 수요일), 코오롱생명과학·OCI(10월 19일 목요일) 순이다.
화학업계는 R&D 등 몇몇 특정 직군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전공에 제한은 없는 편이지만, 모집분야에 따라 우대 전공이 있을 수 있다. 자격증 소지 여부도 채용 확률을 높일 수 있다. OCI는 기술 지원이나 경영 지원 직무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을 우대하고 있다.
한 HR 담당자는 "올해는 기업들이 새 정부 일자리정책 중 하나인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하고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며 "최근 기업들도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어 채용 방식은 앞으로도 꾸준히 변화,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