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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증인 아닌 '묵시적 청탁' 법리 싸움 관건

2017-10-11 11:24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항소심에서는 변호인과 특검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312호 중법정에서 이 부회장의 항소심을 시작한다. 지난달 28일 공판 준비기일 이후 첫 번째 정식 재판이다.

이날 재판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 지난 8월 말 법정 구속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첫 재판은 '부정청탁' 여부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 측의 프레젠테이션 후, 서로에 대해 반론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1심에서 여러 차례 공판을 벌이며 많은 증인을 출석시켰다"며 "항소심에서는 증인 심문 보다는 '법리 다툼'이 주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법조계는 1심 판결의 최대 쟁점이었던 '묵시적 청탁'이 2심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탁'의 존재여부가 뇌물죄를 구성하는 결정적 증거인만큼 이 부분에 대한 다툼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날 변호인은 1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한 2015년 7월 25일에는 이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해 현안이 해결된 후"라며 "청탁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한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들은 '부정한 청탁'이 존재할 이유가 없고, 부정한 청탁 여부는 '사실'과 다른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 역시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반면 특검은 "삼성 그룹 전체적으로는 승계 작업이 있었으며 이에 대한 묵시적 청탁 및 대가관계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이에 따라 뇌물공여가 성립한다"는 판결문에 의존, '묵시적 청탁'이 아닌 '명시적 청탁'이었다는 점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특검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진술조서를 강조해 '승마지원의 구체적 내용과 묵시적 청탁으로 판단된 대가관계 합의' 등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청탁을 벌였다는 입장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법치에 입각한 판결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도 '진실된 재판'으로 기록될 수 있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며 "2심 재판부는 그들의 재판이 법치에 입각하는 것은 물론 10년 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우리의 국익에 반하지 않은지 등 여러 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지난 1심 판결을 통해 '법원이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이번 2심에서는 권력 배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법치'에 충실한 판결을 내려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IT금융학부 특임교수는 삼성의 장기간 총수 공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오 교수는 "총수 자리를 장기간 공백상태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이 같은 법리 다툼이 지속된다면 한국 경제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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