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공룡 기업이 콘텐츠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터넷, IT 기기로는 더 이상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마존 '에코쇼', 스티븐스필버그, 페이스북 '워치'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IT 기업들이 분야를 넘나드는 콘텐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까지만 해도 이들 기업이 힘을 쏟는 분야는 제각각이었다.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비디오와 음악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고, 페이스북은 뉴스 콘텐츠에 집중하는 식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각각 게임과 서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력이 아닌 분야까지도 손을 뻗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한 갈등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드러난 건 구글과 아마존이다.
구글은 지난달부터 아마존의 음성 ·영상 AI 기기 ‘에코쇼’에 유튜브 서비스를 돌연 중단시켰다.
지난 5월 출시된 ‘에코쇼’는 기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에 태블릿 스크린을 탑재함으로써 영상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음식 조리법, 메이크업 노하우 등 다양한 영상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구글의 ‘유튜브’ 영상은 에코쇼의 장점을 한층 강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줬다. 그러나 구글의 서비스 중단으로 에코쇼는 반쪽짜리 기기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위기감을 느낀 아마존은 299.99달러이던 에코쇼의 가격을 199.99달러로 내리고 독자적 ‘비디오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이달에만 ‘아마존 비디오’에 TV 시리즈 및 영화 콘텐츠 60여 개를 추가했다.
‘유튜브’에 대한 구글의 자부심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8월 동영상 플랫폼 ‘워치’를 공개하며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20억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기에 그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페이스북은 워치를 통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은 동영상’, ‘페이스북 친구들이 좋아한 동영상’ 등을 순위대로 검색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또 미국 프로 야구(MLB), 요리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아이폰 등 IT 기기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애플도 콘텐츠 확보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애플이 자체 동영상 콘텐츠 확보를 위해 내년 한 해 동안 약 10억달러(약 1조1365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증명하듯 애플은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대형 TV쇼 제작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과거 작품을 리메이크해 10부작 TV영화 ‘어메이징 스토리’를 제작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IT기업들도 세계적 IT 공룡들의 이 같은 행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네이버TV’, ‘카카오TV’ 등의 플랫폼을 확보하고 웹툰, 웹소설 기반의 콘텐츠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인기 드라마 ‘시그널’, ‘도깨비’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과 동영상 콘텐츠 제작 합작사를 설립했고, 비슷한 시기 네이버 역시 자회사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 제작 법인 ‘플레이리스트’를 세웠다.
IT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원천으로 꼽히고 있다”며 “기업이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면 기존 사업과의 융합 등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