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취임 9개월을 맞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중국 섬유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효성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발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 속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는 제품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인터텍스타일(Intertextile) 상하이 2017'에 참석해 중국 섬유업체 대표들을 만나 공동 마케팅 방안을 모색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2017'에서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중국 섬유원단업체인 야타이 대표 등을 만나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동 마케팅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사진=효성 제공
효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18개 고객사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를 열고 대표 섬유제품인 ‘크레오라(creora®)’ 출시 25주년 기념만찬을 열었다.
조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느낀 고충과 고객의 목소리가 기술개발 및 품질혁신의 출발점이 된다"며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효성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조 회장은 중국 투자를 가속화하며 글로벌 스판덱스 1위 굳히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조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스판덱스 사업 세계 1위를 위해서는 중국 시장부터 공략해야 한다며 'C(차이나) 프로젝트팀'을 직접 구성해 중국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현지 생산 기반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신사업 중 대다수가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이 투자하고 있는 주요 사업 중 중국 투자 비중은 90%를 넘는다.
효성은 2012년 창슈 에어백 공장 외에 신규 투자 중인 주요사업 9건 중 6건이 중국 현지에서 진행 중이다. 창슈 법인, 동나이법인(스판덱스·타이어코드 생산), 자싱(NY필름 2라인 증설), 창슈(에어백), 취저우(스판덱스·3불화질소 증설 및 신설) 등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전체 투자액 약 5276억여원 중 중국 투자가 5254억원(99.6%)에 달한다.
동나이법인이 지난해 12월부터 추진 중인 스판덱스 생산설비 증설 투자도 다음달 완료된다. 효성은 올 상반기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에도 1억2500만달러(한화 1132억원)을 투자했다. 모두 효성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비한 생산시설 확대 차원에서 진행한 투자다.
효성은 같은 시기 중국 취저우에 9300만달러(한화 1053억여원)를 들여 스판덱스 설비증설도 착수했다. 효성의 1분기 영업이익 2322억원 중 30%에 달하는 700억원이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한 섬유부문에서 나온 만큼 해당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효성 스판덱스 글로벌 점유율은 32%로 수년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미뤄보면 향후 추가적 투자도 예상된다.
효성은 또 지난해 1월부터는 취저우에 3불화질소(NF3) 생산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NF3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데 쓰이는 특수가스다.
효성 중국 신사업 스판덱스 증설 설비를 올 상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구미 스판덱스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제공
효성은 중국이 최근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2025년까지 무려 176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비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자싱에서 NY필름 2라인 증설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 중이며 내년 11월 완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총 771억원이 투입된다.
효성은 중국 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효성의 글로벌 경영이 시작된 곳으로 조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 왔다.
효성은 현재 중국에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초고압변압기 등 13개 제조 및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취저우 공장 증설부터 오는 2018년까지 주요 지역 내 생산시설 완공되는 등 인프라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 체제에 돌입한 효성이 올 상반기이후 중국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면서 "최근 현대차 중국 공장 가동 중단 등 국내 진출 기업이 사드보복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효성은 향후 중국 사업 비중을 점차 늘어나는 만큼 비전이 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