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고양점 쇼룸을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19일 공식 오픈한 이케아 고양점의 첫 주말은 광명점 오픈 때처럼 큰 교통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광명점보다 매장 규모는 작지만 주차장은 더 확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국내 첫 매장을 연 광명점과 달리 고양점은 두 번째 매장이어서 고객들의 호기심 역시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케아 광명점에 입점한 롯데아울렛은 이케아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이케아 고양점에서 차로 15분 거리 떨어져 있는 신세계의 스타필드 고양점은 오픈 당시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지만 지금은 원활한 수준이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한남동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이케아 고양점으로 향했다. 교통 체증이 없어 약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케아 주차장은 여느 쇼핑몰 주차장과 달리 차량들 사이에 카트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간격이 넓어 주차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오픈 시간이다 보니 차량 정체도 거의 없이 입장이 가능했다. 매장 안에도 고객들로 붐비기는 했지만 큰 혼잡은 없어 보였다.
이케아 고양점은 주차장 2개 층과 롯데아울렛 2개 층, 이케아 매장 2개 층으로 구분돼 있다. 기존 광명점과 비교해 고양점에는 '이케아 카페'가 있어 매장 안에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커피와 디저트 등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커피 종류도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등 다양하게 갖춘 점이 특징이다.
이케아 고양점 레스토랑에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케아 카페' 신규 오픈, 레스토랑과 쇼룸 구분...통로 좁아 답답
또 광명점은 쇼룸을 통과해야 레스토랑으로 갈 수 있었지만 고양점에는 레스토랑과 쇼룸이 구분돼 있어 레스토랑 방문이 목적이라면 굳이 쇼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고양점의 이케아 레스토랑의 특징은 식기 반납 장소에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한 것이다. 광명점은 식기를 반납할 때 식기 반납함에 꽂아야했다. 또 광명점에는 커피나 탄산음료를 주문하면 계산원이 일회용 종이컵을 줬지만 고양점에서는 커피잔과 음료컵을 계산대에 가져가면 된다. 분실이나 파손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일회용품이 아닌 '이케아 그릇'을 사용하고 있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면모로 비춰졌다.
또 광명점은 한 층에서 쇼룸을 보고 물품도 구매 가능하지만 고양점은 쇼룸을 보고 한층 아래로 내려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매장 규모가 작다보니 하행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하지 않았다.
쇼룸에는 통로도 좁아 큰 카트를 이용할 수도 없고 작은 카트도 유아를 동반했을 때만 가져갈 수 있다고 현장 직원이 설명했다. 유모차나 카트 등이 없으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하지만 본사에 확인한 결과 유아 동반과 상관없이 카트와 엘리베이터는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픈 초기다 보니 외부 안전 요원들도 많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 고양점은 광명점 대비 매장 규모가 작아 아기자기한 멋은 있어 보였지만 통로가 좁고 동선도 미로처럼 복잡해 답답함이 컸다. 층고도 광명점보다 낮아 보였다. 제품들의 배치도 넓지 않는 공간에 많은 제품들을 전시해 놓으려다 더 복잡했다. 향후 이케아 매장을 갈 일이 생긴다면 고양점 보다는 광명점을 선택할 거 같았다.
롯데아울렛 고양점 내에 입점한 유진기업의 홈데이 매장. 손님이 없어 한산한 분위기이다./사진=미디어펜
롯데아울럿 '킬러 브랜드' 부족 '한산'...중복 아이템도 많아
아래로 내려가면서 롯데아울렛을 들렀다. 이케아의 북적대는 모습과 달리 롯데아울렛은 한산한 기운마저 감돌 정도로 고객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다.
P1층은 식당가, 아동, 리빙, 롯데하이마트가 들어와 있었고 P2층은 스포츠, 아웃도어 등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P1층에는 유진기업에서 전개하는 건자재 편집샵 '홈데이'가 입점했다. 홈데이 안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기업들이 입점해 있는 형태다.
유진기업이 이 공간에 홈데이를 오픈한 배경은 이케아 제품으로 주방이나 욕실 등을 꾸미려다 직접 DIY(Do It Yourself)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포기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케아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사전 이를 알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홈데이가 이케아 고객들을 얼마나 흡수할지 미지수이다. 또 같은 층에는 이딸라 등 리빙 제품들도 다수 보였으나 이케아 그릇과 중복 카테고리로 보여 시너지가 커 보이지 않았다.
패션 역시 눈에 띄는 '킬러 브랜드'들이 거의 없어 보였다. '아울렛'이라는 곳은 도심과 거리는 좀 떨어져 있더라도 정가에 사기 힘들었던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메리트로 찾는 곳이다. 판매자 역시 도심보다 낮은 임대료 등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가서 도심과 떨어진 아울렛을 일부러 찾아가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하지만 롯데아울렛은 도심 매장 대비 큰 가격 메리트도 없을 뿐더러 원하는 브랜드들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드와 선호 브랜드들은 엄청나게 변했는데 롯데는 마치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울렛 입구에 설치된 흡연 부스도 다른 곳으로 옮길 필요가 있어 보였다.
21일 스타필드 고양점 내부 모습. 오픈 때의 혼잡은 없지만 평균 수준을 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때와 달리 주차 원활
이케아 광명점을 나와 근처에 있는 스타필드 고양점을 찾았다. 이케아 고양점에서 스타필드 고양점까지는 승용차로 약 15분 걸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 당시 쇼핑몰 의무휴일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케아도 의무휴일 같은 유통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케아 고양점 오픈을 의식했다.
스타필드 고양점은 오픈 초기 때의 교통 대란과는 달리 원활한 교통 흐름을 보여줬다. 스타필드 고양점 주차장은 쇼핑몰이지만 백화점처럼 곳곳에 직원들을 배치해 주차 가능 장소를 안내하고 있었다. 스타필드 고양점 내에는 오픈 때보다는 고객들이 줄어든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한산한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에서는 손님들이 많이 줄었는지 전단지를 배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고양에 위치한 이케아와 롯데아울렛, 스타필드 등을 돌아본 결과 이케아는 고양점보다는 광명점이 더 나아보였고 이케아와 롯데아울렛과는 시너지가 커 보이지 않았다.
롯데아울렛은 이케아와 중복되지 않는 킬러 아이템이나 브랜드들을 유치하는 것이 시급해 보였다. 형광등 조명으로 밝게 매장을 비추는 식의 인테리어도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스타필드 고양점은 특화된 매장과 맛집들이 많아 이케아의 영향은 커 보이지 않았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