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쌍용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는 탄생 후 쌍용차 전체 라인업에서 최다 판매기록과 동시에 월 5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는 '효자' 모델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가 판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연간 9000여대 수준이었던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5년 티볼리 출시와 함께 8만 2000여대로 10배 가량 늘었다.
기자가 시승한 티볼리 아머는 LX 트림. 플라밍 레드 색상이 돋보인다. /사진=미디어펜
티볼리는 출시이후 쌍용차에 연이은 호재를 가져다준 모델이다. 소형 SUV 시장 3년연속 누적판매 1위, 창사 이래 내수 판매 3위 첫 달성, 내수판매 10만대 성공… 모두 티볼리 모델의 선전으로 얻게 된 수식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티볼리가 최근 부분변경된 '티볼리 아머'로 재탄생했다.
코나(현대차) 스토닉(기아차)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소형 SUV를 내놓는 상황에서 티볼리 아머가 제2의 전성기를 이끌 수 있을지 LX 트림(디젤)을 직접 시승해봤다.
첫 인상은 무척 강렬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플라밍 레드 색상으로,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티볼리 아머는 전면 디자인을 ‘아머’라는 차명답게 단단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다.
티볼리 아머의 사이드미러. 사이드 미러 색상은 9가지를 조합할 수 있다. /사진=미디어펜
티볼리 아머는 소형 SUV 중 유일하게 디젤 4륜구동(4WD)으로 제작됐다. /사진=미디어펜
티볼리 에어 보다 굵어진 선과 범퍼 굴곡은 '남성적 느낌'을 물씬 풍겼지만 여성인 기자가 봐도 충분히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졌다. 미식축구 보호구와 메카닉(mechanic·정비공)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범퍼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티볼리 아머는 기존 모델과 달리 안개등이 LED로 교체됐고 사이드미러에 탄소 섬유 장식을 더한 점도 눈길을 잡아끄는 요소다.
운전석과 조수석 실내 인테리어 /사진=쌍용차제공
후드와 후면에 치장한 '데칼 래핑'은 티볼리 아머를 타는 또 하나의 재미다. 티볼리 아머는 그랜드화이트, 정글그린 등 8가지의 차체 색상을 가지고 있으며 운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지붕 색깔은 8가지 중 2가지다. 최고급 트림인 기어 에디션은 차체, 지붕 뿐 아니라 사이드 미러 색상, 휠 디자인, 데칼 디자인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시트, 도어트림 등 인테리어 전반에 퀼팅 패턴이 새롭게 적용됐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스티어링휠의 버튼 레이아웃은 이전보다 조작성이 한결 편하다. 좌석 수납공간도 넉넉해 차량용 물품을 넣어두기에 불편함이 없다. 1열 좌석 시트백 밴드도 기존 티볼리보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뀐 점도 눈길을 끈다. 큰 경사로 꺾인 A필러 덕분에 시야도 넓게 확보된다.
티볼리 아머는 차량 속도를 안정적으로 줄이는 브레이크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쌍용차 제공
티볼리 아머 시승은 서울 종로일대의 도심주행과 경기도 양평을 왕복하는 총 7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면서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은 이전에 비해 잘 억제된 느낌이다. 소형 SUV 최초로 적용된 D컷 스티어링휠은 그립감이 좋아 핸들 조작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감각적인 클러스터와 시인성을 강조한 계기판 /사진=쌍용차 제공
초반 가속 성능은 동급 경쟁차들보다 월등하게 좋다. 티볼리 아머는 최대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e-XDi160 엔진을 탑재했다. 도심 저속 주행이 많은 한국 도로 특성에 맞게 설정된 토크 값 덕분에 출발이 경쾌하다. 티볼리는 1500~200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주행하던 중 길을 잘못 들어 공사현장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티볼리 아머는 울퉁불퉁한 노면을 곧잘 움켜쥐고 주행을 이어나갔다. 소형 SUV 시장에서 쌍용차만 내놓고 있는 디젤 4륜구동(4WD)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SUV 특유의 물컹거림은 존재하지만 비포장 도로나 가벼운 오프로드 코스 주행에서도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티볼리 아머를 오른쪽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미디어펜
다시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속도를 냈다.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자 제한속도 100km/h까지 무리 없이 치고 나갔다. 출시 초기모델에는 크루즈컨트롤 기능이 빠져 장거리 주행 시 운전 피로도가 높았는데, 2017년형 티볼리부터는 옵션 선택이 가능해져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야간 운전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차선유지 장치인 'LKAS' 작동으로 차선 이탈을 걱정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다. 차량 전복 방지, 경사로 밀림,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 등 ADAS가 대폭 강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행 중에는 차선이탈 경보와 차선유지 보조 등의 스마트 드라이빙 보조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운전대를 놓고 주행을 이어가도 옆 차선을 넘지 않도록 조향을 스스로 해나갔다. 15초 이상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경고 메시지가 뜨고 이 기능은 해제된다. 티볼리 아머는 또 앞 차와의 거리가 거의 1m 이내가 될 때 ABS 브레이크로 급제동을 건다.
티볼리 아머 전면 부분에 위치한 쓰리서클 엠블럼이 보였다 ./사진=미디어펜
연신 구부러지는 국도 구간에서는 무게중심이 높은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선을 어렵지 않게 잘 따라 돌아나갔다. 이 정도의 주행성능이라면 노면 상태와 관계없이 '실속 주행'이 충분히 가능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엑셀을 밟았을 때 처음 차 나가는 느낌이 무겁고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엔진음이 조금씩 들려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티볼리 아머 디젤 모델의 가격은 트림별로 2060만~2420만원. 시승한 플라밍레드 색상의 디젤 LX 트림으로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Ⅱ가 적용된 모델. 시승차 가격은 기본 2420만 원에 4륜구동과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 등이 추가돼 3000만 원 이상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