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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레니게이드, 비탈길·경사로 척척 "이거 실화냐?"

2017-10-30 11:15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태안-최주영 기자]27도로 경사진 사면을 지나자 몸이 조수석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A샌드위치 하나 주세요." 기대반 설렘반으로 주문을 넣고 슬로프를 빠져나와 다리가 평지에 닿자마자 커다란 시소가 등장했다. 앞뒤로 몸이 쏠리는 상태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추자 점원이 계산해준다. 3.5m 높이 철제구조물로 올라가 픽업 창구에서 주문한 음식을 건네받았다.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4도어모델 /사진=FCA 제공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정통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차량(SUV) '지프'를 타고 경험한 실화다.

FCA코리아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동안 지프 오너 및 지프의 도전 정신을 따르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충남 태안 몽산포오션캠핑장 일대를 무대로 ‘지프 드라이브 스루(고아웃 캠프)’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에는 75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고아웃 캠프는 국내 최대 캠핑 행사로 지프는 자동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레니게이드, 랭글러, 체로키 등 차량을 전시 및 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프 랭글러의 지붕의 하드탑을 제거한 '2017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JK 에디션' 두 대를 체험용으로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기자는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4도어'를 선택했다. 부푼 기대감과 함께 레니게이드의 키를 쥐고 차량에 올랐다. 행사는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기자가 속한 A그룹은 캠프장에 마련된 다양한 챌린지 파크를 경험한 후 도로에 나가 오프로드 주행을 마치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비탈진 사면을 오르고 있는 랭글러 /사진=FCA코리아 제공



트랙션을 오르고 있는 랭글러 JK 에디션 /사진=FCA 코리아 제공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는 단순한 ‘상징적 모델’이 아니라 지프 브랜드를 대표하는 오프로더의 아이콘인 ‘트레일호크’를 더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델이다. 다시 말해 지프의 정체성을 강조한 '오프로드 특화 모델'이다.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4도어는 레니게이드보다 휠베이스가 짧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더욱 빛나는 차량이다. 실제 레니게이드 모델와 유사한 4225mm의 전장은 물론 2570mm의 휠베이스는 어딘가 견고한 이미지를 풍긴다. 전폭과 전고는 1805mm, 1695mm이며 공차중량은 1630kg로 랭글러(2175kg, 루비콘 4도어 기준)보다 훨씬 가볍다.

2층(3.5M) 높이의 트랙션을 오르고 있는 랭글러 /사진=FCA 코리아 제공



트랙션을 오르고 있는 랭글러 후면모습. /사진=FCA 코리아 제공


 
강인한 오프로더의 정체성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4도어는 말 그대로 ‘작은 거인’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짧은 차체에 지프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드러나는 세븐 슬롯 프론트 그릴이 더해지며 기존 레니게이드와 차별화를 꿰했다. 지프 랭글러 고유의 원형의 헤드라이트와 폭 넓은 프론트 펜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단이 예리하게 꺾인 범퍼를 통해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진입각(30도)을 구현했다.

후면에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후방에 견인 고리를 적용해 오프로드 상황에서 극복 능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트레일 레이티드 뱃지와 붉은색으로 강조된 레니게이드 레터링을 더해 '트레일 호크'의 강인한 감성을 더욱 강조했다. 오프로더 감성이 가득한 휠과 타이어 역시 만족스럽다.

지프는 지난 27일~29일 랭글러, 체로키, 레니게이트 모델을 대상으로 '고 아웃 스루' 행사를 개최했다./사진=FCA코리아 제공


 
실내 공간 역시 마찬가지, 기존의 레니게이드와 똑같은 실내 구성으로 간결하면서도 곳곳에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블랙 색상을 적용하고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받이 로고 수납공간 등에는 레드 컬러 베젤로 강조해 눈을 즐겁게 한다. 트레일호크 로고가 새겨진 시트, 동반자석 시트 아래 수납공간, 5개 주행 모드(오토·스노우·샌드·머드·락)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시승 차량이 4도어 모델인 만큼 1열 공간과 2열 공간으로 적재 공간은 355L다. 네 명의 탑승자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2열 시트 폴딩을 통해 최대 1,303L까지 확장할 수 있어 다양한 상황에서 여유로움을 더할 수 있다. 실내 공간에 230V 전원 아웃렛 역시 적용되어 만족감을 높였다.

사면로·시소·트랙션 어디든 OK

이 차는 작지만 사륜구동이었다. 경쟁사의 소형 SUV들이 가지지 못한 무기다. 성능은 2.0L 터보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낸다. 

특히 온-오프로드 어디서나 4바퀴에 최적의 토크를 분배하는 최첨단 지능형 4x4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우와 트레일호크 셀렉-터레인와 연동돼 거친 산악 지형에서도 아주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차량 복합 연비는 11.6km/ℓ(도심: 10.5km/ℓ, 고속: 13.1km/ℓ)이다. 

지프(JEEP)는 지난 27일~29일 태안 몽상포 오토캠핑장에서 ‘고아웃스루’를 열었다. /사진제공=FCA코리아



화창한 날씨로 한껏 건조해진 모레와 흙길 바닥은 군데군데 홈이 있고 거칠었지만 4WD 하이 기어를 물린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는 듯 순조롭게 전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 있었다면 타이어가 노면에 제대로 접지 되지 않는 순간 순간 아무런 지장 없이,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면, 시소, 2층 높이의 트랙션 등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해 봤다.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가운데 거침없이 장애물을 통과할 때는 묘한 성취감이 들었다. 특히 건조한 흙을 박차야 할 때, 흙이 쓸려 내려가더라도 뛰어난 출력 배분을 통해서 거침 없이 전진하는 모습을 확인 가능하다.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가 ‘SUV’의 한계를 넘어 진정한 오프로더의 진면목을 발휘한 순간이다.

오프로드서 더욱 빛나는 존재감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4도어와 함께 달린 시승 코스는 캠핑장 인근에 마련된 '숲 속 오프로드 체험존'이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몽산포 오션 캠핑장에서 연새골 선착장을 지나 청룡산을 돌아오는 73km(115분)를 시승했다. 

2017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JK 에디션 /사진제공=FCA코리아



도심 구간에서 주행 모드를 D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차체는 작지만 차고가 높고, 넓은 시야각 때문에 운전 편의성이 기대 이상이다. 승차감은 도로 노면 상태를 서스펜션이 잘 흡수해 안정적이며 가속 또한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했다. 

청룡산으로 들어서니 흙길에는 자갈들이 깔려있었고 언덕은 비탈졌다. 레니게이드가 오르막길과 마주치자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량의 움직임이 곧바로 느껴졌다. 범프, 사면, 언덕, 락크롤링 등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을 하면서 위아래로 크게 차량이 움직일만 한데도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미미했다.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가 탑재돼 있어 자동으로 4바퀴의 초당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브레이크 페달 작동 없이 스티어링 휠 작동으로만 내려갈 수 있었다. 오프로드 상황에서 이 기능을 완벽하게 믿고 차량에게 100% 맡길 것을 추천한다.

코스 특성상 바위 위를 달리지 못해 '락모드'를 경험해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어떠한 기상 조건에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탑재된 '지프 4륜옵션' 셀렉-터레인의 성능을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디젤 차량임에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적었고 안정감도 좋았다.

지프(JEEP) ‘고아웃스루’행사 모습. /사진제공=FCA코리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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