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이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주장하는 은밀하고 탈법적인 행위가 없었다"며 "승마지원은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절차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30일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지원에는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삼성전자의 승마지원, 한국동계스포츠영제센터 지원을 두고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로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뇌물죄'가 인정되면서 "회사 자금을 빼돌려 최서원에 뇌물을 건넸다"는 '횡령 혐의'도 차례로 인정됐다.
이에 변호인단은 "승마 지원이 비자금 형식으로 지원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회계로 투명하게 이뤄졌고 이에 대한 지원으로 삼성전자의 운영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니 '횡령'이 적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변호인단은 "승마지원은 대통령의 공식 요청이기도 했고, 삼성전자가 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올림픽 대비해 대비한다는 점, 지원 안했을 경우 삼성전자가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며 "이에 대해 준조세라 주장하는 이유도 이런 사정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의 핵심인 '승마 지원'은 대통령의 요청이었기에 비자발적으로 제공됐고, 그 지원은 삼성전자 내부의 투명한 회계 절차를 밟아 처리 했으니 '뇌물죄'와 '횡령죄' 모두 성립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검 "뇌물 위한 횡령" vs 변호인 "비자발적 준조세, 뇌물 아냐"
반면 특검은 "변호인단은 케이·미르재단과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사회 공헌의 일원이었다고 주장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며 "삼성전자의 자금을 결과적으로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썼으니 '횡령'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승마지원 요구 있었고 이 부회장이 이를 승낙했으며 최서원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자금이 집행됐다"며 "이것이 뇌물이 아니라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에도, 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주장에 대해 "승마 지원의 배경에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며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승마지원을 요구했고, 그 요구를 받아들인 삼성전자가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또 "코어스포츠는 삼성전자가 지원한 자금으로 정유라의 승마 지원을 행했음에도 특검은 이 계약이 과장계약이고 지원의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승마지원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 실체가 없다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서도 여전한 특검의 '추측·추정·예단'…근거는 어디에?
특검은 "승마지원은 비자발적 결과였다"는 변호인의 입장에 대해 "대통령과 대기업집단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니 '직무연관성'이 발생하고 이것은 '뇌물죄'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케이재단 지원과 관련, "공익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영재센터의 동계캠프 활동은 삼성전자의 지원금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금으로 이루어졌다"고 추측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동계캠프 활동을 삼성전자 자금이 아닌 문체부 자금으로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검이 말한 대로 영재센터는 문체부와 강릉시도 후원했는데 이에 대해 조사해 봤냐"며 "똑같이 정부 요청에 의해 조사한 것을 두고 법적 잣대를 달리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또 삼성전자의 케이·미르 재단 기금 출연을 언급, "삼성 측은 '대통령의 요구니 돈을 지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돈을 재단에 지원했다"며 "삼성의 재단 지원은 '뇌물공여'가 맞다"고 예단했다.
변호인단은 "지원 기금과 관련해서 삼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할당한 금액대로 냈을 뿐, 더 내거나 덜 내지 않았음에도 특검이 '금액이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이유로 부정한 청탁이라고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삼성과 다른 기업의 재단 출연에 차이가 없음에도 삼성에만 법정 평가를 달리하고 있다"며 "재단 출연 당시 다른 기업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했음에도 이런 점을 무시하고 삼성에만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