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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국민' 최다언급…'상복' 한국당 의원과 악수

2017-11-01 15:15 | 정광성 기자 | jgws89@naver.com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참석, '공영방송 장악 음모' 등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입·퇴장을 포함해 모두 23차례 박수를 받았다. 박수는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중간박수'를 치지 않았다.

오전 10시2분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여야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를 쳤다.

이때 한국당 의원들은 미리 준비한 대형 현수막 3장을 펼치고 의원 의석 앞에 설치했다. 피켓에는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문 대통령은 취임식 때 입었던 진한 감색 양복에, 취임식 때 착용한 넥타이와 동일한 색상의 넥타이 착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대통령의 드레스코드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맞춘 것”이며 “퇴장 때는 한국당 의원들 통로로 퇴장해서 상생과 화합 보여주는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복 상의 왼쪽 옷깃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배지를 달았다. 이날이 올림픽 개막을 꼭 100일 남긴 시점이어서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의미였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입장할 때 '여당석' 통로로 걸어가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했지만, 퇴장할 때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 등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로 포진한 '야당석' 통로로 나오면서 이들과 악수했다. 특히 한국당 의원석 뒤편의 당 지도부 좌석의 좌우 끝까지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지난 6월 추경안 처리 협조 당부를 위한 시정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52쪽에 달하는 PPT(파워포인트) 자료를 순차적으로 본회의장 전광판에 띄웠다. 특히 이번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은 파워포인트를 사용, 시각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의 경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그래프 등 시각 자료가 사용됐으며, 경제 구조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청년이 머리를 잡고 괴로워하는 모습의 사진이 나왔다.

또 PPT 마지막 부분에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 형상을 배경으로 '평창동계올림픽 G-100 한반도 평화의 기회, 관심 갖고 함께 해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새겨졌고, PPT를 마무리하는 맨 마지막 장에는 커다란 태극기를 삽입해 '국민의 나라, 국민의 희망에 함께해 주십시오'라는 문구를 넣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30분즘 문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 들어가자 한국당 의원 일부는 책상 앞에 설치됐던 플랜카드 3장을 들고 기립했다. 문 대통령이 해당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으로 보였고, 실제로 문 대통령의 말이 잠시 느려졌다. 

이때 자리에 앉아 있던 정세균 의장은 일어서서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손사래를 치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까지 해당 현수막을 계속해서 들었다. 일부 한국당 다선 의원들은 현수막 더 높이 들라고 지시했다. 이 모습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사진으로 촬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을 70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경제'를 39번 언급했다. 특히 새 정부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공식화한 '사람중심 경제'를 8번 말했다. '성장'은 15번, '일자리'는 13번 언급했다.

국정 현안과 관련해 '개헌'이 9번 나왔고, '한반도'를 13번, '안전'을 11번, '안보'를 6번 말했다. 반면, '적폐청산'은 단 1번 나왔고, '개혁' 3번, '촛불' 2번으로 비중이 적었다. 

시정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에 이어 여야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오전 9시40쯤 국회에 도착,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비공개로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환담회에는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환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으며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발언 후 여야 지도부의 발언을 경청했다. 참석자들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순으로 돌아가면서 의견을 개진했고, 따라서 문 대통령이 특별히 지도부 발언에 답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만 발언했고, 홍준표 당대표는 발언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391 흥진호 나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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