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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KIA 타이거즈의 우승에서 '인재 활용'을 배우다

2017-11-05 21:15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2017년 한국 프로야구는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10개 팀이 저마다 우승을 목표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벌였지만 정상에 오른 팀은 호랑이 군단 KIA였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 포함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09년 이후 8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사진=KIA 타이거즈



우승한 팀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다. 특히 KIA의 이번 우승에서는 인재 활용 면에서 되새겨볼 만한 점이 많다. 비단 프로야구 팀뿐만 아니라 기업체 등 경쟁이 일상인 일반 조직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과감한 투자로 인재를 모으다

KIA가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기까지 주전으로 뛴 선수들 가운데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등이 눈에 띈다. 이들은 최근 수 년에 걸쳐 KIA가 적잖은 몸값을 투자하며 영입한 베테랑들이다.

한화에서 거포 내야수로 명성을 떨치던 이범호는 2010년 일본으로 진출해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다. 소프트뱅크에서 실력 발휘를 못하고 한 시즌만에 다시 국내 유턴했는데, 당시 그를 영입한 팀이 KIA였다. 이범호는 타선 보강과 내야 수비 강화에 한몫 하면서 2015년 FA 재계약(36억원)으로 계속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김주찬은 2012시즌 후 롯데에서 FA 자격을 얻었다. 호타 준족 외야수로 쓰임새가 많았던 김주찬을 KIA가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던 50억원을 들여 재빠르게 영입했다.

최형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KIA가 가장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케이스다. 지난 시즌 후 삼성에서 FA가 된 최형우에게 KIA는 사상 첫 100억원의 거액을 안기며 데려왔다. 최형우 영입과 몸값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팀의 4번타자 고민을 해결해주면서 우승에 힘을 보태 우려를 떨쳐냈다.

외부 영입파와는 조금 다른 경우지만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을 모색하던 에이스 양현종을 눌러 앉힌 것도 과감한 투자의 일환이다. KIA는 올해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양현종에게 1년에 총액 22억5000만원(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시즌 20승을 올리고 한국시리즈서 완봉승에 MVP까지 차지한 양현종이다. 그가 없이 KIA의 우승을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외국인선수 농사를 위한 투자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외국인 에이스 헥터에게 170만달러의 고액을 지급했다. 버나디나(75만달러), 팻 딘(70만달러)의 몸값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이들 3명에게 총액 315만달러(약 35억원)를 투자한 것은 적지않은 금액이었다. KIA의 우승에는 3명의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꾸준히, 널리 모아온 인재들이 올 시즌 조화를 이루며 강력하게 포텐을 터뜨린 결과가 KIA의 우승으로 나타났다.


▲필요하다면 바꾼다

올해 KIA는 트레이드 효과도 톡톡히 봤다. 트레이드는 당장, 혹은 미래를 위해 팀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데려오는 선수와 내주는 선수의 득실을 따지기가 쉽지 않아 결단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KIA는 이번 시즌 적시에 결단을 내려 우승의 주역이 된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명기, 김민식, 김세현. /사진=KIA 타이거즈



KIA는 시즌 개막 직후 SK와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때 트레이드 명단에 포함돼 KIA로 온 선수 가운데 이명기와 김민식이 있었다. 이명기는 톱타자 고민을 해결하며 정규시즌 타율 3할3푼2리로 공격 첨병 역할을 훌륭히 해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6푼4리로 빛났다. 김민식은 주전 포수로 성장해 KIA의 안방과 마운드 강화에 든든한 힘이 됐다.  

전반기부터 1위를 질주한 KIA지만 불펜의 뒷문이 불안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에 KIA는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넥센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김세현을 영입했다. 김세현은 지난해 구원왕이었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김세현은 KIA에 꼭 필요한 선수였고, 한국시리즈 4경기 등판에서 4.1이닝 무실점, 2세이브 1홀드로 우승의 주춧돌이 됐다. 

트레이드는 어떻게 보면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이든 실패든, 시도 자체가 없었다면 결과가 나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래를 위해 기다릴 줄도 안다

성적과 상관없이 KIA의 2017시즌 최대 수확을 꼽으라면 임기영의 발굴이다. 임기영은 혜성처럼 나타나 선발투수진의 한 축을 이뤘다. 8승(6패)을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 선발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임기영은 2014시즌 후 한화로 FA 이적한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에 왔다. 당시 한화는 임기영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다.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KIA가 지명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KIA는 임기영을 보상선수로 선택했다. 2년 후를 내다보고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그 기다림이 올해 꽃을 피우고 달콤한 결실을 맺은 셈이다.

임기영, 김선빈, 안치홍. /사진=KIA 타이거즈



김선빈과 안치홍. KIA 내야의 키스톤 콤비이자 타선에서도 없어서는 안되는 우승의 주역들이다. 둘은 신인 때부터 이미 주전을 꿰찼던 준비된 스타들이었고 8년 전,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KIA 구단은 지난 2014시즌을 마친 후 김선빈과 안치홍을 동반 입대(김선빈 상무, 안치홍 경찰청)시켰다. 당시 KIA는 침체기에 빠져 있었고, 김기태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겨 팀 리빌딩을 준비할 때였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한꺼번에 팀 전력에서 빠지는 것은 분명 치명적인 타격이었지만 미래를 내다봤다. 지난해 시즌 막바지 전역해 KIA로 복귀한 김선빈과 안치홍. 올해 김선빈은 3할7푼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올랐고, 안치홍도 3할1푼6리의 타율에 21홈런을 쏘아올렸다. 둘의 환상적인 수비 호흡은 더욱 물이 올랐다. 둘의 활약이 팀 우승과 직결된 것은 물론이다.  

많은 실패한 팀들이 너무 눈앞의 성적만 쫓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승부 세계에서 2~3년 뒤를 보고 기다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때론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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