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금호타이어가 다음달 1일 주주총회에서 계열 분리를 공식화 한 가운데 새 인수주체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당초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국내외 기업들이 다시 인수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실사를 맡은 채권단은 회계법인을 통해 금호타이어 재무상태에 대한 진단 뿐 아니라 재매각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경영 실적 악화로 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에 매각이 추진됐으나 지난 9월 협상이 최종 결렬되고 채권단과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현재 진행 중인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빠져나오게 되는 계열 분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의 지분관계가 없는 만큼 계열분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이와 동시에 제3자를 통한 유상증자 방식의 재매각 입찰도 준비 중이다.
관련 업계는 금호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부채와 중국법인 정리 등 해결할 문제가 남아있어 기업들이 쉽게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이 시작된 만큼 투자 가치가 곧 상승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설립한 금호인베스트 청산 의지를 밝혔다.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 부자를 상대로 향후 금호타이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공식화하면서 계열사를 정리하게 됐다.
향후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입찰 참여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이는 곧 다른 인수후보에게는 기회로 작용하는 셈이다. 우선 금호타이어 입찰에 한 차례 참여했다가 인수에 실패한 중국 기업들이 금호타이어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링룽타이어, 지프로(G-PRO) 등 해외 기업들이 인수후보에 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금호석유화학, 효성 등이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왼쪽)과 한용성 관리총괄 사장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특히 업계는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 관계자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동안 매각 실패요인으로 꼽혀 온 박 회장의 경영권과 우선매수권, 상표권 문제가 해소된 상황에서 금호석유가 재도전에 나서지 않을 이유 또한 없기 때문이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9월 말 더블스타와의 매각결렬 직후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해 경영권 포기 약속을 이행했다. 금호석유화학과 공동 소유하던 상표권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건은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금호타이어는 새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후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단계에 착수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9일 채권단으로부터 신임 회장에 김종호 전 금호타이어 사장이, 신임 사장에 우리은행 출신 한용성 씨가 선임됐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 이번 경영진 인사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새 경영진은 연말까지 진행되는 채권단의 실사 이후 중국 공장 처리 방향, 인원 감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새 주인을 맞이할 지, 독자 경영을 통한 홀로서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