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 등 글로벌 무대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들어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월 'CES 2017'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올해 초 정의선 부회장이 커넥티드 카 개발 전략과 기본 개발 방향으로 제시한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Smart Traffic) △모빌리티 허브(Mobility Hub)가 곧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일찌감치 커넥티드카 사업 중요성을 두루 강조해 왔다.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열린 신입사원 수련행사에서는 "자동차에도 정보통신 기술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커넥티드카 주도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커넥티드카 기술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접촉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한 데다 현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의 미래차 격전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조기에 파악한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중국 최대 업체 시스코와 함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올 6월 바이두와의 협력으로 함께 개발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장착 신차도 선보였다.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운영체제(ccOS)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중국 구이저우성 내 구이안신구에 해외 최초로 개소한 빅데이터 센터는 커넥티드카 양산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는 신호탄이다.
실제 정 부회장은 중국 빅데이터센터 개관을 앞둔 7월에도 중국 충징공장 생산기념 행사에 참석해 중국 커넥티드카사업의 확대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현대차는 또 최근 이스라엘 현지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 소식이 알려졌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구축하는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력 거점이다.
정 부회장이 지난 5월 이스라엘에 있는 모빌아이를 방문해 면담을 가진지 약 6개월 만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모빌아이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카메라와 센서 등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로 최근 인텔에 153억 달러(약 17조원)에 인수됐다.
현대차는 모빌아이와 사업 협력을 통한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설립되면 현대차는 향후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미래차 기술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에 따른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CES 아시아 2017’ 바이두 부스에 전시된 현대차의 중국형 싼타페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 9월 이스라엘 명문대학 중 하나인 테크니온(TECHNION) 공과대학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HTK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올들어 9월까지 3만3127대를 판매했고, 점유율도 13.9%에 달하는 만큼 판매 순위도 높다.
정 부회장은 커넥티드카에 이어 자율주행차 개발도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미국 실리콘벨리 등 스타트업 기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미국 ACM이 건립할 첨단 테스트 베드에 500만달러(한화 56억원)를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번 투자에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미국 정부가 공인하는 ACM의 창립 멤버 자격으로,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시장 내 자율주행 기술 표준화와 제도화 관련 협의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개발 협력을 위해 경영일선에서 직접 발벗고 뛰고 있다”며 “중국과 이스라엘 시장에서 판매도 호전되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도 현대차를 좋은 사업 파트너로 인식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