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미국 대통령으로서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사가 미리 준비된 원고에서 상당부분 즉석 수정된 사연 등 방한 뒷이야기 공개돼 화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9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모저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면서도 세심한 면모가 잘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 초청 국빈만찬 중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사에 문 대통령이 만찬사에 감사를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원고가 따로 있었다. 공식적이고 격식있는 원고였지만, 문 대통령에 대해 제가 갖는 따뜻한 느낌이 잘 표현되지 않아서 제가 즉석에서 표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원고를 가지고 있었던 제 통역관이 고생을 했을 것"이라고 하자, 그 통역관도 따라 웃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한국 명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배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를 함께 산책하다가 한국의 영문 국명과 관련해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와 코리아(Korea) 중에서 어떤 표현을 선호하느냐"며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냥 코리아(korea)가 좋다. 다만 공식명칙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고 설명했다. 이튿날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리아(Korea) 26차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와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를 각각 4차례씩 언급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지지의 약속
문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에게 "평창 기념 등불 만들기를 하였다고 들었다. 이러한 활동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세계적 붐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하자, 멜라니아 여사도 "그렇게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평창동계올림픽에 관심을 갖겠다"고 화답했다.
이를 듣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국회 연설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즉석에서 묻자, 문 대통령은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답했다.
실제 8일 국회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후면 여러분들은 동계올림픽이라는 멋진 행사를 개최합니다. 행운을 빕니다"며 전날 정상끼리 나눈 대화 속에 이루어진 약속을 지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사가 미리 준비된 원고에서 상당부분 즉석에서 수정된 사연 등 방한 뒷이야기 공개되 화제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사물놀이 가락에 몸을 맡겨 지난 7일 진행된 국빈 만찬 도중 사물놀이 공연 때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국 쪽 수행원 대부분이 사물놀이 가락에 몸을 맡기며 흥겨워했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는 '앞날의 행복을 빈다'는 의미인 '비나리' 공연 중 "사물놀이는 악귀를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 주는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께서 남은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선곡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 한국인들의 전쟁에 대한 고통의 경험과 우려 전달
두 정상 내외가 상춘재에서 차담을 하던 중에 멜라니아 여사가 "김 여사께서 한반도 문제를 걱정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때때로 잠도 못 이루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도 아름다운 부인을 두셨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김 여사가 북한에 가족을 두고 내려온 피난민이었던 시어머니의 아픔을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우리 나라 평화 정착을 위해 좋은 말씀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평화에 대한 한국민의 절실한 소망을 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환영식에 대한 깊은 감동을 영원히 기억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광장에서부터 청와대 본관 대정원까지 70여명의 장병들로 구성된 취타대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은 식전 퍼레이드에 대한 감동을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 상춘재 차담에서 "아름다웠다.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고 수차례 표현하였다.
멜라니아 여사도 김정숙 여사와의 본관 환담 자리에서 환영식에 대한 깊은 감동을 전했다고 한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