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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해양플랜트 뜨는데 가격경쟁력 '발목'

2017-11-14 14:08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 OPEC국가의 감산 시한 연장 기대감 등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면서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 3사가 노르웨이 석유기업 '스타토일'의 해양플랜트 발주에서 싱가포르 업체 '셈코프 마린'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사진=해양플랜트 인력개발센터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업체들의 입찰가가 높아도 경험·실적·품질을 앞세워 수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추세가 바뀌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양 프로젝트의 가격은 재료비·노무비·기타경비 등 3가지로 구성된다"며 "스타토일이 이번에 요한 카스트버그에 활용하기 위해 발주한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하부구조물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아 인건비가 관건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업체 '셈코프 마린'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인력을 활용, 국내 업체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국내 조선 단가 구조로는 맞출 수 없는 가격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해외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주에 성공하면서 실적 및 경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 상승으로 대형 해양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인건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향후에도 수주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노르웨이 석유기업 '스타토일'의 해양플랜트 설계·조달·건설 발주 입찰에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 모두 참가했으나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낮은 5억7500만달러(약 6500억원)을 써낸 것에 대해 '저가 수주' 논란이 일었으나, 셈포크 마린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수주에 성공했다.

정확한 계약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주금액은 약 4억9000만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삼성중공업이 스타토일로부터 플랫폼(톱사이드) 2기·영국 BP사로부터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U) 1기·이탈리아 ENI사로부터 부유식LNG생산설비(FLNG)를 수주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을 마지막으로 해양플랜트 수주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에도 조선 3사는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 'CMA CGM'이 발주한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 발주 입찰에서 중국 조선소 2곳에 밀렸다.

선박 가격은 한 척당 최대 1억6000만달러로, 수주 총액은 14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역대급'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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